
한창훈의 ‘지금, 이 문장’ [.txt]수정 2025-05-23 13:05 등록 2025-05-23 13:00 1975년 문학과지성사에서 발간된 박상륭 선생의 장편소설 ‘죽음의 한 연구’ 두번째 문장이다. 이 문장이 눈에 들어오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렸다. 읽어내기가 말 그대로 용이치 않았기 때문. 보기도 전에 두께에 이미 질렸다고 하는 편이 더 맞겠다. 그러다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을 때 이 소설을 가지고 갔다. 그리고 “어떤 존재는 동녘 운산, 북녘 눈뫼, 서녘 비골 대신 갈증이 계속되는, 우계에는 안개비나 조금 오다 그친다는 남녘 유리로 모인다”는 첫 문장에 정신이 휘청거렸고 뒤에 나오는 이 문장에서는 완전히 영혼이 털려버렸다. 3인실에 있었고 내 옆 환자가 말기 암 노인이었는데, 툭하면 아들과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