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공을 차다 보면

닭털주 2024. 2. 29. 10:04

공을 차다 보면

 

주상태

 

 

가슴이 뚫리지 않는 날

공을 차다 보면 나도 공처럼 날아가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날

멀리 여행을 떠난다

추운 날이 오면

가슴을 열고 싶어도 열 수가 없고

가끔 날아오는 카톡도 나를 부르지 않고

가두기만 한다

조금 멀리 떠나 있다 보면

그리운 마음 사라질 것 같고

사랑마저 떨쳐버릴 것 같고

삶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공처럼 차이다가 골문에 부딪쳐도

안으로 집어넣는 사람도 있고

밖으로 내지르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내지르는 것이

찢어지는 가슴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것

 

공을 차지도 못하는 사람이

공을 찰 수 있다면

멀리 같이 날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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