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차다 보면
주상태
가슴이 뚫리지 않는 날
공을 차다 보면 나도 공처럼 날아가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하는 날
멀리 여행을 떠난다
추운 날이 오면
가슴을 열고 싶어도 열 수가 없고
가끔 날아오는 카톡도 나를 부르지 않고
가두기만 한다
조금 멀리 떠나 있다 보면
그리운 마음 사라질 것 같고
사랑마저 떨쳐버릴 것 같고
삶을 견딜 수 있을 것 같다
공처럼 차이다가 골문에 부딪쳐도
안으로 집어넣는 사람도 있고
밖으로 내지르는 사람도 있다
차라리 내지르는 것이
찢어지는 가슴에 미련을 갖지 않는 것
공을 차지도 못하는 사람이
공을 찰 수 있다면
멀리 같이 날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