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야기 329

1950년도 출간되어 아직도 아마존에서 팔리는 책

1950년도 출간되어 아직도 아마존에서 팔리는 책 길버트 하이트가 쓴 (아침이슬)을 읽고 23.11.15 09:16l최종 업데이트 23.11.15 09:16l 김홍규(plataux) ▲ 책 표지 길버트 하이트(Gilbert Highet)가 1950년에 쓴 책 표지이다. ⓒ 아침이슬 쉬운 내용인데 유독 읽기 어려운 책이 있다. 길버트 하이트(Gilbert Highet)가 쓴 도 내게 그런 책이었다. '뼈를 때리는' 문장을 만날 때마다 한참을 꼼짝하지 못했다. 지난 교직 생활이 떠올라 읽던 책을 여러 번 덮었다. 다음 인용 문장들도 내 심장과 뇌를 오랫동안 붙잡아 두었다. "가르침이란 극히 미묘한 것이다." (책, 17쪽) "기억하라, 학생들은 그것을 아주 단번에, 너무도 민감하게 알아차린다는 것을" (책,..

책이야기 2023.11.16

창작과 사업, ‘두 사람’의 나

창작과 사업, ‘두 사람’의 나 입력 : 2023.11.15. 20:25 김태권 만화가 “나는 아이디어를 내고, 인공지능은 글 쓰고 그림을 그리는 창작의 미래.” 창작자인 나는 상상한다. 창작자의 상상이 사실이 될까? 사업가인 또 다른 내가 나를 찾아와 말한다. “아무리 즐거운 상상도 사업성이 없으면 현실이 되지 못해.” 이렇게 두 사람의 나는 대화를 시작한다. 얼마 전 오픈AI의 발표회가 있었다(오픈AI는 챗GPT를 선보인 인공지능 회사다). 아이를 재우느라 우리 시간으로 한밤중에 하는 발표를 직접 듣지는 못했지만 새벽 시간에도 여러 친구와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그만큼 관심을 모으는 행사였다. 그 며칠 후 이재민 평론가와 만났다. 그 역시 평론가와 사업가 두 사람으로 나뉜 듯했다. 우리 둘, 아니..

책이야기 2023.11.16

퇴직 후 글 쓰는 사람으로 삽니다

퇴직 후 글 쓰는 사람으로 삽니다 POD 출판으로 출간작가 되기 23.11.08 10:13l최종 업데이트 23.11.08 13:15l 유영숙(yy1010) 요즘 읽는 책이 있다. 이다. 아홉 분의 작가가 글쓰기를 하며 달라진 일상을 에세이로 쓴 책이다. 전직 아나운서, 약사, 유초등교사, 전업주부, 회사원, 강사 등 직업도 다르고 나이도 다르다. 40대가 많다. 40대는 지나온 인생을 다시 돌아보고 앞으로의 인생을 깊게 생각해 보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아홉 분 모두 글을 쓰다 보니 책도 출간하여 출간작가가 되었다. 출간작가가 되면서 강의도 다니고 바쁜 일상을 살고 계시다. 가장 중요한 것이 글쓰기가 삶을 변화시키고 성장시켰다고 말한다. 지금 모두 행복하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나도 퇴직 후에 글 쓰는 ..

책이야기 2023.11.11

[김병익 칼럼] 노년의 책 읽기

[김병익 칼럼] 노년의 책 읽기 김병익 | 문학평론가 복거일이 기증한 그의 다섯권짜리 장편소설 ‘물로 씌어진 이름’을 보기 시작하다가 내 정신은 그 주인공 이승만으로부터 엉뚱하게 내 소년기의 옛 시절로 빠졌다. 이 소설의 처음이 내 출생 시기와 비슷한 탓이었으리라. 초등학교 입학하는데 어쩌면 시험 볼지 모른다고 갓 중학생이 된 형이 내 일본어 이름과 학교 이름을 한자로 가르쳐주어 그걸 익히던 일이 회상된 것이다. 그리고 열살 때던가, 누이가 빌려온 소설책에서 재미난 중간제목이 눈에 띄어 보기 시작해, 그 끝을 먼저 본 뒤 앞으로 돌아가 다 본 것이 내 성인도서의 첫 읽기였다. 저자며 책 이름은 당연히 잊어버렸지만 당시 유행하던 이른바 ‘대중소설’이었고 내 책읽기가 거기서 시작했기에, 그 후 청소년들이 어..

책이야기 2023.11.11

이상한 것, 중요한 것, 아름다운 것

이상한 것, 중요한 것, 아름다운 것 입력 : 2023.11.08. 20:29 인아영 문학평론가 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시의 길이와 무관하게 서사, 장면, 언어라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고 말해보자. 시에서는 일련의 사건이 흘러가기도(서사), 하나의 풍경이 드러나기도(장면), 말 자체가 서술되기도 한다(언어). 한 편의 시에는 세 요소가 혼합되어 있을 테고, 세 가지 모두 시가 꽤나 잘 다루는 영역이지만, 장면에 관해서라면 시라는 장르와 유독 각별하다. 물론 소설처럼 이야기에 육박하는 시도 있고, 사진처럼 순간으로 압축되는 시도 있으며, 철학처럼 명제로 승화되는 시도 있다. 하지만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장면을 만들어내고 거기에 머물게 하는 일이라면 시만큼 잘하는 장르를 떠올리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책이야기 2023.11.10

"1인시위 하면 소설 구상이 잘 된다"는 이 작가

"1인시위 하면 소설 구상이 잘 된다"는 이 작가 [인터뷰] 닿을 수 없는 고통을 SF에 담는 '미미한 작가', 정보라 23.10.31 17:29l최종 업데이트 23.10.31 17:36l 장슬기(achampspd) "삶이 고통의 바다라서…" 지난 8월 장편소설 를 출간한 정보라 작가는 자신이 고통에 천착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번 소설만이 아니다. 박사논문 1장 제목도 '고통과 괴로움'이다. 고통은 인류의 오랜 관심사다. 살아있는 이들만 고통을 느낄 수 있기에 고통은 삶과 죽음을 구별하는 기준이자 삶의 본질인지도 모른다고 정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이야기한다. 그러나 모두가 겪는다고 해도 고통을 타인과 공유하긴 만만치 않다. 고통은 저마다 고유하고, 타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그저 상대방의 고..

책이야기 2023.11.04

[데스크광장] 대학 도서 폐기에 대한 단상

[데스크광장] 대학 도서 폐기에 대한 단상 입력 2023.10.27 07:00 우세영 기자 sy6262@daejonilbo.com 최근 전국 대학 도서관들의 장서 폐기가 세간의 화제가 됐다. 울산대가 미래형 도서관으로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보관 장서 94만 권 중 폐기 도서를 45만 권 선정했다는 소식이었다. 관련 기사를 검색해 보니, 울산대를 비롯해 전국 대학도서관의 폐기 도서가 매년 늘어 지난해엔 200만 권이 폐기 처분됐다고 한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졌고, 우려를 나타냈다. 대화형 인공지능(ChatGPT) 등 초디지털 시대, 아날로그의 대표격인 '책'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묻어나는 글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해 1월 발표된 문화체육관광부의 '2021년 국민독서실태'에..

책이야기 2023.11.01

미래형 도서관

미래형 도서관 입력 : 2023.10.31 20:29 수정 : 2023.10.31. 20:31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를 상징하는 건물은 높이 50m에 달하는 거대한 돔으로 덮여 있다. 1994년 난데없이 자동차 한 대가 그 돔 위에 올라앉은 이후, 해커스(hackers)를 자칭하는 학생들의 기발한 장난이 이어졌다. 라이트 형제의 비행기 모형이 출현하더니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로 변신하기도 했다. 기물 파괴 등의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지만 대학 본부는 이들을 공식 홈페이지에 올려 두었다. 학생들의 발칙한 상상력을 오히려 권장하는 모양새다. 기발한 장난의 무대가 된 그 거대한 돔의 내부에는 무엇이 있을까? 첨단 기술의 장비나 혁신적인 발명품 같은 것이 있지 않을까 싶은 예상은..

책이야기 2023.11.01

이들이 책모임을 오전 10시에 하는 이유

이들이 책모임을 오전 10시에 하는 이유 [함께 읽기를 실천하는 군산북클럽네트워크] 책모임 '타오?!'와 '산들'의 시간 23.10.22 10:54l최종 업데이트 23.10.22 10:54l 김규영(bruja) 군산북클럽네트워크는 지역에서 함께읽기를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책모임들의 자발적 만남이다. 지난 10월부터 군산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게 된 정담북클럽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참여 독서회들이 각자의 책읽기 방식을 선보인다. 11월에는 각 독서회들이 직접 모신 책의 저자나 관련 전문가를 초대손님으로 모신다. '오픈북클럽'이라는 이름처럼 평소 '우리끼리' 나누던 자리를 공개적으로 펼친 것이다. 부담스럽고 어려운 자리다. 각기 편한 방식대로 떠들고 이야기 나누려고 만난 책모임인데, 낯선..

책이야기 2023.10.29

평론하는 마음

평론하는 마음 입력 : 2023.10.25 20:29 수정 : 2023.10.25. 20:44 성현아 문학평론가 어느 젊은 시인의 시집 해설을 쓰고 있다. 시집이나 소설집 말미에 실려 해당 책의 방향성을 소개해주고 책에 묶인 각각의 작품이 지니는 의미를 살펴주는 짤막한 글을 본 적이 있을 테다. 이러한 종류의 글을 해설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문학평론가들이 쓴다. 작품론이나 리뷰, 주제가 있는 평론을 쓰는 일보다 해설을 쓰는 일이 언제나 더 어렵게 느껴진다. 여러 저자의 글이 한 권의 책에 함께 묶이는 여타의 글과 달리, 해설은 한 권의 책에 딱 한 편만 실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해설을 잘 쓰지 못하면, 한 작가의 책을 망치게 되리라는 부담감에 사로잡히곤 한다. 해설 청탁을 받아두고 압박감에 시달리던..

책이야기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