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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명 도시

100만명 도시 윤호우 논설위원 과거 ‘직할시’가 있었다. 서울특별시에 이어 제2의 대도시를 상징하는 이름으로, 부산·대구·인천·대전·광주 등 5개시가 직할시였다. 중앙 정부에서 직접 관할하는 도시라는 뜻이다. 규모가 큰 도시라면 직할시로의 승격을 꿈꿀 만큼 자랑스러운 이름이기도 했다. 시민들도 편지 봉투 주소란의 도시 이름 뒤에 꼭 ‘직할시’라는 명칭을 붙여 다른 도시와 다름을 부각했다. 하지만 1995년 지방자치제가 본격적으로 실시되면서 ‘직할’이라는 용어가 사라졌다. 광역시라는 명칭으로 대체됐다. 이후 행정구역은 광역시에 울산이 추가되고, 세종 특별자치시가 신설되는 등 변화를 겪었다.제주에는 특별자치도라는 특별한 지위를 부여했다. 13일 ‘특례시’라는 새로운 명칭의 대도시가 탄생했다. 인구 100만..

칼럼읽다 2022.02.08

[김은형의 너도 늙는다] 너도 죽는다, 그리고 나도

[김은형의 너도 늙는다] 너도 죽는다, 그리고 나도 김은형 | 문화기획에디터 새해 첫날, 친구와 죽음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우리가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한 신년대담을 나눌 만한 석학은 물론 아니고, 시아버지가 얼마 못 사실 거 같다는 이야기였다. 구순을 훌쩍 넘기신데다 지금까지 중증 질환 한번 앓으신 적 없고, 정신은 여전히 오륙십대 자식들보다도 맑은 분인데 소화력을 비롯해 모든 기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게 친구의 말. 평균수명 83년 가운데 거의 십년을 병마와 싸우다가 지칠 대로 지친 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게 한국인의 생애주기인데 이런 마무리는 모두가 꿈꾸는 결말 아닌가. “맑은 정신이 오히려 독이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죽음이 다가오고 있다는 걸 또렷하게 인지하면서 엄청나게 두려워하시거든...

칼럼읽다 2022.02.08

2022년 2월 8일 일은 한꺼번에 온다

2022년 2월 8일 일은 한꺼번에 온다 아침에 메일을 열자 도서선정 관련 메일이 와 있었다. 어제저녁 소설창작모임 합평모임 논의가 시작되었다. 어제 60+ 관련 북큐레이션 글이 카톡방에 올라왔다. 그리고 관동서재 2월 읽어야 할 책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렇게 일은 한꺼번에 온다. 60 더하기 책의 해, 관련한 책에 푹 빠져서 조금 지치기 시작할 때다. 잠시 평소 좋아하는 책으로 여유를 부리려고 했다. 나는 글을 몰아서 쓰지 못한다. 어쩔 수 없이 원고를 급하게 요구하면 밤을 새워 써서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다시 읽어보면 부끄럽다. 그렇다고 시간 여유를 가지고 쓴다고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1주 아니면 2주 한 달 정도 전에 기본글을 써놓고 다시 살피면서 쓰는 걸 좋아한다. 이유는 그래야 ..

하루하루 2022.02.08

왜 장어는 구워야 맛있을까

왜 장어는 구워야 맛있을까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장어 맛집으로 유명한 한 식당에서 지인들을 만났습니다. 각자 하는 일도 다르지만 모두 요리를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번 모임의 만찬 요리는 제가 제안을 했는데요, 얼마 전 장어에 관한 짧은 글을 쓰다가 그만 장어의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기 때문입니다. 장어는 여러 종류가 있지만, 오늘의 주인공은 흔히 민물장어라고도 부르는 뱀장어입니다. 뱀장어는 주로 민물에서 생활하지만,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잡히기도 하죠. 그런데 이 뱀장어는 알을 낳기 위해 아주 먼 바다로 긴 여정을 떠납니다. 알을 낳으려 바다에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와는 정반대입니다. 장어의 일생은 정말 신비롭습니다. 어찌 그리 먼 바다로 나가 알을 낳고, 그 새끼들은 또 어떻게 그 ..

칼럼읽다 2022.02.07

아파트 블루스

아파트 블루스 서한나 | 보슈(BOSHU) 공동대표· 저자 내가 사는 아파트에는 이런 것들이 있다. 엘리베이터에는 거울 깬 사람들 시시티브이(CCTV)로 확인했으니 관리사무소로 연락하라는 종이가 있고 지하주차장에는 ‘대소변 금지’라는 경고문이 붙어 있다. 퇴근길에 주차장 기둥에서 소변을 보는 중년 남성을 마주치고 자주 큰소리로 시비를 거는 젊은 남성을 만난다. 이웃은 소음과 호흡을 나누는 사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곳에는 나누지 않은 소음을 듣는 이웃이 있다. 어느 밤에는 옆집 사람이 현관을 두드렸다. 참을 수 없는 소리가 난다는 것이었다. 누워 있던 내 몸에서 날숨이 크게 나와 그를 괴롭힌 것일까 내 호흡기를 의심했지만, 그가 모든 집에 돌아가며 항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그의 방문은 내게 더욱 두려운 ..

칼럼읽다 2022.02.07

자유의 모순

자유의 모순 이주희 |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내가 생각하는 미국 보수 정치의 문제 중 하나는 낙태는 무조건 반대하면서 총기 소유는 허용하는 것이다.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든 산모의 건강이 위험하든 배아가 세포분열 중인 단계부터 생명은 그토록 소중한데, 이미 태어난 사람들을 총으로 쏴서 죽이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민간인의 무장해제와 군대와 경찰로의 무력 집중은 근대국가 형성의 기본이다. 어쨌든 어떤 이에게 총기 소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살아갈 자유가 제약되는 모순이 발생한다. 자유와 자유가 대립하는 일은 우리나라에서도 흔한 풍경이다. 일단, 재벌 기업가가 주가 하락을 감수하면서도 멸공을 주장하는 것은 본인의 자유이다. 하지만 의무적으로 군대에 가야 하는 이십대 남성을 주 지지층으로 ..

칼럼읽다 2022.02.07

[이우진의 햇빛] 눈송이는 알고 있다

[이우진의 햇빛] 눈송이는 알고 있다 꽁꽁 언 한강에 눈이 내리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이우진 | 차세대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장 극지에서 가져온 얼음 조각을 물컵에 넣으면 통통거리는 소리를 내며 뭔가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수십만년 동안 차디찬 눈의 세계에 갇혀 있던 기포가 세상에 다시 제 모습을 내보이는 순간이다. 얼음 속의 기포가 터질 때마다 고대 생명체의 숨결을 마주하게 된다. 어떤 기포는 설원을 지나던 맘모스가 큰 귀를 펄럭일 때 빠져나온 체취를 담고 있을지도 모르고, 또 다른 기포는 쥐라기 평원을 누비며 포효하던 사나운 공룡의 거친 숨소리를 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의 기포는 오랜 여정을 거쳐 극지에 당도한다. 우선 하나의 눈송이가 만들어지는 것 자체가 예사롭..

칼럼읽다 2022.02.07

2022년 2월 7일 북큐레이션에 빠져들면 ......

2022년 2월 7일 북큐레이션에 빠져들면 ......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어제도 밤 11시까지 책을 읽다 글을 쓰다 정리하다 아픈 허리를 다스리고 무릎을 달래가면서 읽고 조사하고 다시 읽고 썼다. 3권 이상 책을 고르는 게 쉽지 않지만 책을 읽거나 다시 읽거나 하면서 주제글을 쓰는 일도 머리를 쓰는 일이다. 조금씩 욕심이 생기기 시작하다 힘에 부치기도 한다. 그런데 어제 딱 그 순간, 다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주제글? 아니 방향 같은 게 보였다. 이 책은 이렇게 추천글을 쓰면 되겠다는 것. 단순히 책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추천글이 아니니까. 특히 소설은 더욱 힘들다. 예전에 읽었지만 다시 읽으면서 줄거리를 떠올리고 강조해야 할 부분을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독성은 있다. 매력도 있다..

하루하루 2022.02.07

사라지는 극장들... 이러다간 제2 봉준호·오영수는 없습니다

사라지는 극장들... 이러다간 제2 봉준호·오영수는 없습니다 [2022대선 정책오픈마켓] '다양성 영화'를 볼 국민의 권리도 지켜지길 22.02.05 20:41l최종 업데이트 22.02.05 20:41l장혜령(doona90) 코로나를 겪은 지 3년 차로 접어든 2022년,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접촉을 피하는 흐름상 그야말로 메인 타깃이 된 '극장'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극장은 절대 가면 안 되는 곳으로 낙인찍혔고, 코로나 전에 본 영화가 최근 극장에서 본 마지막 영화인 사람도 꽤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극장만큼 안전한(?) 곳도 없다. 왜냐면... 극장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음료를 제외한 상영관 음식물 섭취가 제한되면서 마스크를 벗을 일도 줄었다. 팬데믹 전엔 방학, 휴가..

칼럼읽다 2022.02.06

유럽도서관에서 길을 묻다

2008년 1월 서유럽을 다녀와서 2009년 3월 책을 냈다. 그때는 내가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 서울모임 대표를 할 때다. 기획하고 준비를 이끌고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위스를 다녀왔다. 10명 샘들이다. 참 사연이 많았다. 유럽도서관을 샘들이 처음 소개하는 일이어서. 우여곡절 끝에 책을 냈는데, 프롤로그를 쓰게 되는 고통까지 맡았었다. 이때부터 도서관여행 사진을 찍기 시작해서 앞으로 4권의 책 모두 사진을 담당했다. 표지사진은 프랑스 성마리 학교인데..... 이 사진도 사연이 많았다. ‘모두를 위한 교육’을 찾아 떠난 여행. 현장 교사들의 눈에 비친 유럽 도서관 이야기 속에서 우리 도서관과 독서 교육의 미래를 함께 꿈꾸어 본다. 선생님들이 유럽 도서관으로 간 까닭은? 나날이 황폐해져가는 교..

책을쓰다 2022.0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