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2년, 산청군 두 노인 [서울 말고] 권영란 | 진주 대표 다음은 골짝 끝 운용마을이다. 맨 뒷좌석에 아직 두 노인이 타고 있다. 운전기사가 못 보던 얼굴이다. 두 노인은 차창 밖 어딘가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큰 소리로 웃기도 한다. “어르신들, 어데 갑니꺼? 인자 종점인데예.” 운전기사가 큰 소리로 물었다. 두 노인이 동시에 답했다. “면사무소 정거장 앞에서 탔는데 원래 탔던 데로 가모는 되는 기요.” “….” 어째 운전기사가 그다음 말이 없다. 딱 실없는 노인들로 여겨지겠다 싶었을까. 짐짓 큰 소리로 뒷말을 이었다. “군내버스 타고 구갱 댕기오. 기사 양반이 골짝골짝 잘 데꼬댕겨 여직 모리는 동네꺼정 와보요.” 군내버스는 종점에서 5분쯤 정차했다. 두 노인은 잠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