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이 보는 출판] 그 ‘숨은 작가’를 편집자는 몰랐을까 김민섭(작가, 출판사 정미소 대표) 2019. 11. “작가가 출판사를 만들었다고요. 뭔가 어중간하게 책을 판 작가들이 꼭 그러더라고요.” 첫 책을 만들고 물류계약을 위해 유통사를 찾았을 때 들었던 말이다. 사실 비슷한 말을 몇 차례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직접적이기는 처음이었다. 그에게 ‘어중간하게’의 범위가 궁금해서 물어보니 대략 3만부 내외라고 했다. 내가 낸 다섯 권의 책 판매량을 다 합하면 그 정도가 간신히 넘을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나는 ‘어중간하게’라든지 ‘그럭저럭’이라든지 하는 언저리에도 못 가는 셈이었다. 그에게 다른 작가들의 책을 내고 싶어서 출판사를 만들었고, 내 책은 여전히 다른 출판사에서 내려 한다고 하자 잘 믿지 않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