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주상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날
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하늘은 저렇게 맑은데
하늘은 저토록 푸른데
밀려올 비구름이 두려워
하얀 뭉게구름 뒤에 가려진 친구가 생각나
하늘 올려보는 일이 두렵다
나 혼자 하늘을 보는 것 같아
하루종일 허리 구부리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한 달 봉급과
새벽까지 포장마차에서 밤새는
제자의 어머니가 생각나
도대체 하늘이 있기나 한 건지
새벽이 오기나 하는 건지
새벽이면 깨워달라는
고3딸의 목소리가 조금 귀찮아질 때면
차라리 비라도 내리길 바라본다
신세타령도 좋고
세월타령도 좋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
나를 옥죄는 자유도 잊을 수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