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닭털주 2024. 2. 3. 08:03

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주상태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날

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하늘은 저렇게 맑은데

하늘은 저토록 푸른데

밀려올 비구름이 두려워

하얀 뭉게구름 뒤에 가려진 친구가 생각나

하늘 올려보는 일이 두렵다

나 혼자 하늘을 보는 것 같아

하루종일 허리 구부리며 청소하시는

아주머니의 한 달 봉급과

새벽까지 포장마차에서 밤새는

제자의 어머니가 생각나

도대체 하늘이 있기나 한 건지

새벽이 오기나 하는 건지

새벽이면 깨워달라는

3딸의 목소리가 조금 귀찮아질 때면

차라리 비라도 내리길 바라본다

 

신세타령도 좋고

세월타령도 좋고

 

하늘을 바라보는 일

나를 옥죄는 자유도 잊을 수 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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