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두통에 시달리다

닭털주 2024. 2. 1. 09:21

두통에 시달리다

 

주상태

 

 

평생 두통에 시달린 작가의 글을 읽다가

나도 작가였으면 하는 꿈을 꾼다

텔레비전 속에서만 연신 침을 바르고

세상 밖으로 침을 튀기면서 호소하다가도

언젠가 뒤돌아설 것 같은 사람들을 보다 보면

머리가 아파온다

가족의 아픔 때문에 머리가 아픈 것이 아니라면

누구에게 강한 사람이었다가도 이기지 못함을 알고 나면

나도 작가였으면 한다

수천 만리 지구 속을 여행하다가

수만 리 우주 밖을 유영하다가

뇌가 시키는 대로

뇌세포가 꿈틀대는 대로

우울하게 만든 사람들 속에서 허우적댄다

 

흘린 땀은 여행의 즐거움

식은 땀은 여행의 고단함

 

비 갠 날 아침처럼

다시 돌아온 나의 삶을 보면

간질거리는 자유를 느끼고

두통에 시달리는 것을 즐기는 때가 오면

삶이 조금 보일까 보다

 

'시를쓰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뷔페에 갔다가  (1) 2024.02.05
뷔페에 갔다가 2  (0) 2024.02.04
맑은 하늘을 보면 현기증이 난다  (0) 2024.02.03
부개역에서  (0) 2024.02.02
사는 것이란  (1) 202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