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수업에 대하여

닭털주 2024. 3. 7. 09:14

수업에 대하여

 

주상태

 

 

가쁜 숨 몰아쉬고 달려가다가

호흡 가다듬고 멈추어 서는 곳

 

생명을 위하여

삶을 위하여

거창한 구호로 말하지 않고는

다가설 수 없는 시간

 

미안해하지 않으면서 당당하게

무기로 치장하고

경계를 게을리하지 않고

전쟁을 치르는 듯

삶을 주관하는 듯

 

가장 엄숙하게

때로는 비굴하게

때로는 사랑스럽게

 

나를 말하지 않고 가르치는 시간

강요하지 않으며

가슴으로 다가서길 바라는 순간

그는 사라지고

그들의 명언은 가슴을 후비고

온몸은 멍으로

상처는 거친 입담 속에서 좌절하고

새 생명이 태어나고

마치 드라마처럼 나타나고

 

정말 순수하게

때로는 순진하게

 

새들처럼 하늘을 날다

어쩌다 떨어진 깃털처럼 타락하는 시간 속에

주워 담지 않아도 마음 가득 넘치는

보이지 않는 힘들의 잔치 사라지고

호흡 가다듬고 벌이는 작은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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