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에슐리에 갔다가

닭털주 2024. 3. 9. 09:04

에슐리에 갔다가

 

주상태

 

 

먹는 것이 즐거움이 되는 시간

살을 말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많이 즐기기 위한

인간의 욕망을 위한 축제

 

굶주린 사자처럼 포만감을 즐기다가도

오뚝 솟은 사내를 보고

외면하듯 야채에 손길을 보내고

음식 따로 음료수 따로라고 하지만

후루룩 삼키고 짭짭 넘기고

소리로 즐기고

눈으로 누리는

오늘의 요리는 파스타

덤으로 닭다리 마늘 돼지고기

누들요리는 곁들인 멋스러움

 

단돈 3,000원에 와인 3종 무한리필

술술 넘어가듯

술과 소리가 어울리면

차고 넘치는 줄 모르는 일

 

살아있다는 것은 먹는 일

혀끝에서 전해져오는 생명의 소리

 

허전함을 고기로 채우고 나면

삶이 보인다

 

사랑마저도

우정마저도

배고픔 앞에서는 사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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