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쉼터를 위한 서시
주상태
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쉴 곳이 있다는 것은 사랑이다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일이다
무작정 나왔던
무심코 뿌리치고 나왔던 아이들이
잠시 머무르는 곳
오래 머물 수 없는 자리
하늘이 맑은 날이나
바람이 부는 날에도
가슴에 그리움을 묻고 사는 시간이다
이유없이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생각없이 화를 내거나 욕을 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고
그들과 헤어지길 두려워하고
함께 멀리 떠나고 싶은 것은
쉼터가 있기에 꿈꿀 수 있다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졸음을 이겨내게 해주고
할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책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기까지에는
눈물이 필요했고
담배도 필요했고
친구도 필요했다
요리 잘하는 내 모습을 위하여
미용을 뽐내는 나를 위하여
달리고
구르고
가슴 한켠 슬픔을 숨겨두고
조여오는 아픔도 묻어두고
하루를 버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