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청소년 쉼터를 위한 서시

닭털주 2024. 3. 11. 09:00

청소년 쉼터를 위한 서시

 

주상태

 

 

쉴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쉴 곳이 있다는 것은 사랑이다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버틸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는 일이다

무작정 나왔던

무심코 뿌리치고 나왔던 아이들이

잠시 머무르는 곳

오래 머물 수 없는 자리

하늘이 맑은 날이나

바람이 부는 날에도

가슴에 그리움을 묻고 사는 시간이다

이유없이 짜증이 날 때도 있고

생각없이 화를 내거나 욕을 하기도 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있고 싶고

그들과 헤어지길 두려워하고

함께 멀리 떠나고 싶은 것은

쉼터가 있기에 꿈꿀 수 있다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졸음을 이겨내게 해주고

할 일을 끝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은

책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

나 자신이라는 것을 알기까지에는

눈물이 필요했고

담배도 필요했고

친구도 필요했다

 

요리 잘하는 내 모습을 위하여

미용을 뽐내는 나를 위하여

달리고

구르고

가슴 한켠 슬픔을 숨겨두고

조여오는 아픔도 묻어두고

하루를 버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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