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배회하는 사람들 수정 2025.05.19 20:45 심완선 SF평론가 친구가 지금도 ‘피크민’을 열심히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피크민이라는 색색의 조그마한 생명체와 함께 다니는 게임 ‘피크민 블룸’ 이야기였다. 게임 플레이 방법은 아주 단순하다. 모바일 기기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어디로든 냅다 걷는다. 그러면 나의 위치 정보를 토대로 게임 속 증강현실에서도 변화가 일어난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나를 따라 꽃이 심어지고, 피크민이 졸졸 쫓아온다. 남들이 심은 꽃을 보거나 새로운 피크민 모종을 발견할 수도 있다. 나는 그게 얼마나 건실하고 건강한 활동이냐며 얼른 맞장구를 쳤다. 여기에 푹 빠진 사람들은 일부러 산책을 나선다. 버스나 지하철에서 평소보다 일찍 내리고, 주변의 건물이나 골목을 하나하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