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에 오르다
주상태
새 신을 신고 바위를 오른다
하늘을 향하는 발걸음은 씩씩하다
바람은
산허리를
머물다 흘러간다
오르지 않으면 내려다볼 수 없기에
걸음은 가볍다
족두리봉까지 오르는 일이 시작이라면
사모바위는 삶을 다시 챙기고
인수봉에 이르는 일은 감격이고
절벽을 넘어
가파른 길을 구름을 밟고 나아간다
발을 길게 뻗어 손까지 잡힐 것 같은 곳
눈으로 깨끗하게 씻어낸 풍경들
굽이굽이 솟은 꿈들
스쳐 가는 바람이 싱그럽다
성곽 위에 누워 나비를 상상한다
일찍이
불러보지 못한 사람들을 그리워한다
미처 보지 못한 시간을
바람 속에 갇혀버린 이야기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