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 31

시끌벅적한 도서관

시끌벅적한 도서관입력 : 2025.02.10 20:55 수정 : 2025.02.10. 21:00 변재원 작가  덴마크 여행길 3일 차. 덴마크 제2 도시 오르후스에 도착 후 먼저 향한 곳은 시립도서관이었다. 오르후스 도서관은 미국 타임지가 2016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위로 선정한 바 있다. 독창적인 도서관 디자인과 바다 전망과 자연광이 투명하게 들어오는 건물 설계뿐만 아니라, 도서관의 지평을 넓히는 혁신성이 주된 선정 이유였다. 오르후스 도서관 천장에는 서재에 어울리지 않는 커다란 종이 설치되어 있다. 이 커다란 종은 세계에서 가장 큰 튜브 벨이다. 이 종은 특이하게도 오르후스 대학병원 분만실에서 울릴 수 있다. 대학병원 분만실에서 아이가 탄생하는 순간에 부모들이 기쁨을 나누기 위해 버튼을..

책이야기 2025.02.11

도구는 죄가 없다

도구는 죄가 없다입력 : 2025.02.09 20:50 수정 : 2025.02.09. 20:56 배순탁 음악작가  종종 폭압적인 세상사로부터 거리 두기를 하고 싶다. 이런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끊으려 했던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이다. 쉽지 않다. 그로부터 얻는 정보가 쏠쏠해서다. 얼마 전 한 음악가를 알았다. 지인을 통해서였다. 정확하게는 지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서였다. 이름이 독특하다. 김반월키다. 앨범 제목은 빈자리>(사진). 장르로 구분하면 포크에 실내악을 섞은 음악을 담고 있다. 역사적으로 포크는 ‘감정적 나체 되기’를 주저하지 않은 장르다. 편곡도 대부분 최소주의를 지향한다. 김반월키는 반대로 간다. 그는 소리를 겹겹이 쌓는 음악가다. 그렇다. 오직 빼기만이 최선의 미학일 수는 없다. 대신 조건..

칼럼읽다 2025.02.10

슬픈 노래 찾기

슬픈 노래 찾기입력 : 2025.02.05 21:18 수정 : 2025.02.05. 21:20 임의진 시인  엄마가 딸 무덤에 찾아가는데 어딘지 몰라 한참 헤매는 꿈. 뜬금없이 그런 꿈을 꿨어. 깬 김에 난로에 장작개비를 몇개 던져넣고, 외등을 켜 밖을 내다보니 수북하게 눈이 내려. 입춘이라더니 무슨 눈이 이리 자주 오고, 또 많이 오나. 딸 무덤을 몰라 헤매는 일이 실제 있었다. 가수 박성신은 노래 ‘한 번만 더’의 원곡 주인공. 노래가 좋아 리메이크도 수차례. 그녀의 엄마는 흘러간 옛 가수 박재란씨다. ‘산 너머 남촌에는’ ‘럭키모닝’ ‘밀짚모자 목장아가씨’ ‘진주조개잡이’ 등 히트곡이 다수. 그 엄마의 그 딸이라. 대학가요제 출신인 데다 1집으로 대박이 난 딸 박성신. 그러나 어쩌다가 일찍 죽고 마..

칼럼읽다 2025.02.09

우강사랑채 소들빛작은도서관 창작시문집 5번째다

정말 힘들게......하루하루에 사연이 담긴 시문집이다. 작년 1월부터 올해 2월까지,당진시립중앙도서관에서 배려주셔서 5번이나 시수업을 하게 되었고,매번 시창작문집을 만들었다. 너무 고마웠다.당진시립도서관 사서분들 그리고 제 수업을 들어주신 분들께. 그리고 어제는 기억에 남는 문집이 되었다. 2025. 2. 7 금요일

책이야기 2025.02.08

일상이 이래도 되나?

일상이 이래도 되나?  2월 7일은 잊지 못할거다. 일상이 이렇게 극적으로 변해도 되나 싶다.어쩌면 내 삶을 내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은 날이다. 그렇게 성장, 아니면 변화를 가져다 준 날이다. 항상 좋을 순 없지만 더 이상 나쁠 수도 없다는 말,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믿는 것.그런 말들로 나를 위로하고 버티며 살아왔다. 그래도 다정한 마음으로 세상사람들을 대하면서 살면서 상처받지 않으려고 애쓴다. 내가 착하게 사는 건 다 나를 위한 일이라고. 그렇다고 세상이 나를 착하게 대하지 않는다는 건 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라고. 닷새째 추위가 찾아오고 금요일은 아침부터 눈발이 휘날리고 바람까지 거세게 불었다. 매주 금요일날처럼 9시가 넘어서 집을 나섰다. 내포문화숲길 눈길은 아무도 지나가지 않아서인지 ..

하루하루 2025.02.08

다정ㅇ함이란 거래가 아닌 삶의 태도

다정함이란 거래가 아닌 삶의 태도입력 : 2025.02.06 21:16 수정 : 2025.02.06. 21:23 김민섭 사회문화평론가  ‘다정함에 대하여’라는 주제의 강의를 많이 다니게 됐다. 얼마 전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해도 됩니다>라는 책을 쓰고서는 더 그렇다. 강의가 끝난 후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우리가 왜 다정하게 살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그러면 손해 보게 된다, 오해를 사게 된다 등의 말도 함께다. 사실 그게 맞다. 다정하게 사는 건 끊임없이 소진되는 일이기도 하다.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올해는 좀 다정하게 살아볼까 다짐하지만 곧 포기하고 자신을 위해 살겠다고 마음먹는다. 다정은 쉽게 소진되고 상처받는다. 그러나 요즘의 나는 다정함으로 인해 상처받는 일이 많이 줄었다. 언제부터인가 하면..

칼럼읽다 2025.02.08

차 없는 사람을 위한 도시정책

차 없는 사람을 위한 도시정책입력 : 2025.02.06 21:18 수정 : 2025.02.06. 21:25 고금숙 플라스틱프리 활동가  길고 긴 설날 연휴에 고향에 다녀왔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가족들 사이에 정치 이야기가 튀어나왔고, 직업이 직업인지라 평범한 ‘운전’ 이야기도 정치만큼이나 껄끄러운 주제가 돼버렸다. 보자 보자 하니 아주 ‘뚜벅이’를 보자기로 보길래 정색하고야 말았다. 나는 자동차 있는 삶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비교적 대중교통이 잘 갖춰진 서울에 살아 자가용 없이 잘 산다. 그런데 정작 다른 사람들이 나를 불편해한다. 이번 설에도 차도 없고 운전도 못한다며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당했다. 나는 25명이 탄 고속버스를 타고 고향에 갔는데, 가성비 높은 민족 대이동이었다. 각자 ..

칼럼읽다 2025.02.07

왜 운동은 몸에 좋을까

왜 운동은 몸에 좋을까입력 : 2025.02.05 21:11 수정 : 2025.02.05. 21:19 전중환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혹시 새해를 맞아 꾸준히 운동하기로 결심하셨는가? 빈정댈 의도는 전혀 없지만, 지금쯤 그 계획은 말짱 도루묵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한국인 가운데 운동 부족인 사람이 열 명 중 여섯 명이나 된다. 세계 최상위권에 위치한다. 사실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에게 헬스장은 섬뜩한 고문기구들이 늘어선 귀신의 집을 연상케 한다. 러닝머신부터가 19세기 영국에서 죄수에게 중노동을 시키기 위한 징벌도구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운동은 고역이라는 직감이 별로 틀리진 않은 셈이다. 운동은 끔찍하다는 우리의 속마음따윈 아랑곳하지 않고, 의사들은 입을 모아 권고..

칼럼읽다 2025.02.06

우리는 어떤 민족입니까?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입력 : 2025.02.02 20:58 수정 : 2025.02.02. 21:02 복길 자유기고가  긴 연휴를 맞아 요리를 계획했다. 메뉴는 ‘오코노미야키’. 흡사 ‘해물전’처럼 보이지만 새우와 오징어의 탱글한 식감과 마요네즈와 간장이 혼합된 짜릿한 소스 맛은 ‘혼술’에 제격인 안주 같기도 해서 홀로 맞는 명절에 더없이 어울린다. 언젠가 먹었던 그 맛을 떠올리며 신나게 마트로 뛰어갔다. ‘아, 인간은 이렇게 약간의 식량과 여유만으로도 행복해질 수 있구나’ 생각하면서. 그러나 재료를 담기 위해 채소 진열대에 다다른 순간, 내 행복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양배추 7300원.” 연휴엔 라면을 먹으면서 농산물 가격 폭등의 원인을 다룬 기사를 읽었다. 일요일에도 ‘양탄자 배송’ 지난 일요일에..

칼럼읽다 2025.02.04

책 한권에 수많은 노동이 깃들어 있다 [6411의 목소리]

책 한권에 수많은 노동이 깃들어 있다 [6411의 목소리]수정 2025-01-27 12:06 등록 2025-01-26 17:13  필자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그림책의 원화 전시물을 서울식물원 어린이정원학교에 설치하는 필자. 필자 제공  오창록 | 출판노동자  책 한권이 출간되면 대개 저자만 주목받는다. 거기에 더한다면 출판사까지. 만약 책이라는 물성에 집중하는 애독가나 장서가라면 판권을 보며 출판사의 대표자나 책임편집자의 이름도 살필 것이다. 하지만 책 한권에는 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출판노동이 더 깃들어 있다. 책을 홍보·마케팅하는 마케팅부서, 책을 꾸미는 디자인부서, 책의 윤곽을 잡는 제작부서, 각종 영업 지표를 관리하는 영업관리부서, 전자책 같은 2차 저작물이나 소셜미디어(SNS), 웹툰·웹소설 등 ..

책이야기 2025.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