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설의 위대한 몰락 고병권 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원 시설 정상화 아닌 몰락을 요구했다 그들은 집으로, 사람으로 가는 길 시민으로 가는 길을 소리쳤다 장애인 탈시설 운동의 첫 장은 이들의 투쟁에 의해 열렸다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죠. 집에 있으면 짐밖에 안 되는 걸 내가 뻔히 아는데.” 지금 예순을 넘긴 규선씨는 스물일곱 살 때의 일을 선명히 기억한다. 뇌성마비장애인인 그는 어려서부터 방에서만 지냈다. 그러다가 방에서도 지낼 수 없는 때가 왔다. 어느 날 어머니가 시설 이야기를 꺼냈고 그는 받아들였다. 더 이상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1988년 석암 베데스다요양원(현 향유의집)에 입소했다. 슬프지만 평온한 이별, 그러나 극단적인 뒷이야기가 있다. 담담하게 그때를 회고하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