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인간의 얼굴 속에 있다 5일(현지시각) 저녁 폴란드 바르샤바 중앙역이 자원봉사자들과 우크라이나에서 온 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바르샤바/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조해진 | 소설가 전투기 조종석에 앉으면 무엇이 보일까.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 공군의 관련 문서 10만여장을 분석하여 집필했다고 알려진 김태우의 (창비)을 읽은 뒤부터, 나는 내 삶과 무관한 전쟁 중의 전투기 조종석을 상상해보곤 했다. 그 자리에서는 사람의 얼굴이 보이지 않는다는 건 분명하다. 폭탄이 투하되기 전의 일상 속 얼굴뿐 아니라 투하 이후 죽거나 죽어가는 얼굴 역시 구름 위에서는 확인할 수 없을 터이다. 고통받는 구체적인 얼굴 대신 불길과 연기, 무너진 건물만 보이는 곳에서 죄책감은 당연히 옅어질 수밖에 없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