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깊은 우물’ 도재기 논설위원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장관. 경향신문 자료사진 고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1934~2022)은 100권이 훌쩍 넘는 책, 헤아리기 힘들 만큼 많은 칼럼·평론을 남겼다. 평소 “책 읽는 게, 글 쓰는 게, 생각하는 게 좋다. 즐겁다”던 말 그대로다. “뒷사람들이 갈증을 풀 수 있는 그런 깊은 우물 하나 파고 싶다”던 고인다운 결과이기도 하다. ‘시대의 지성’으로 불리던 그의 책과 글은 이제 우물 속 단물로 남았다. 그가 판 우물은 깊고도 넓다. 스물셋 청년 이어령은 ‘우상의 파괴’로 문단을 넘어 지식인의 정신이 어떠해야 하는지를 번쩍 일깨웠다. 지금도 지식인들에게 유효한 빛이자 소금이다. 경향신문 연재 글을 모은 는 한국인·한국 문화를 제대로 발굴해낸 한국 문화론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