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쓰다

이제 휴힉을 취하려 하네

닭털주 2024. 2. 19. 09:55

이제 휴식을 취하려 하네

 

주상태

 

 

숨가쁘게 달려오다가도

멈추지 못한 이유가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것만이 아님을 안다

그저 태양이 뜨지 않아도

시간 속에서 제어되고

좁은 공간을 벗어날 줄 모른다

화려한 조명을 받다가

무대 뒤로 돌아간 시간

나를 잊은 채 일 속에서 허덕이다

잠자리로 돌아간 시간에도

 

나는 숨소리만 낼 뿐

가쁜 숨소리만 날 뿐

 

아픈 가슴을 위하여 손 내밀지 못한다

제자리를 맴도는 치매 걸린 사람처럼

머리를 위하여 가슴은 한마디 하지 못한다

초조해진 마음으로 밤을 지새던 어느 새벽에

망가진 외장하드를 복구하는 것처럼

삶을 복구하기란

들숨과 날숨의 쉼 없는 고통 속의 소통

 

더 지치기 위하여

더 아프기 위하여

 

산소가 부족한 붕어처럼 입만 벌리고 있다

 

이제 쉬어야 할 듯

이제 살아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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