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똑바로 휘어진 까닭 입력 : 2023.11.16. 20:44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어째서 산은 삼각형인가.”(이성복) 산은 그냥 높은 흙덩어리일까. 축구공의 표면처럼 지구가 평평하다면 이 세계가 그 얼마나 평범했을 것인가. 그 넓이는 차치하더라도 우리 사는 세상의 높이와 깊이가 이만했을까. 어째서 나무는 화살표인가. 저기 저 나무가 비탈에서 세모 모자나 쓰고 산불이나 지키는 단순한 존재일까. 이태백을 하늘에서 귀양온 신선이라 일컫듯, 나무는 지하에서 바깥으로 특파한 파수꾼이 아닐까. 왜 흙은 대단한가. 부드럽게 한 줌 손에 쥐고 흩뿌리는 것, 사탕 하나 깨무는 것처럼 쉬운 일이지만 관찰해 보라. 중용의 한 대목처럼 저 산과 바위를 짊어지고도 하나 무거운 줄을 모르는 대지 아닌가. 그 두터움을 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