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 58

이들이 책모임을 오전 10시에 하는 이유

이들이 책모임을 오전 10시에 하는 이유 [함께 읽기를 실천하는 군산북클럽네트워크] 책모임 '타오?!'와 '산들'의 시간 23.10.22 10:54l최종 업데이트 23.10.22 10:54l 김규영(bruja) 군산북클럽네트워크는 지역에서 함께읽기를 실천하고 있는 다양한 책모임들의 자발적 만남이다. 지난 10월부터 군산대학교 국립대학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하게 된 정담북클럽에서는 매주 목요일마다 참여 독서회들이 각자의 책읽기 방식을 선보인다. 11월에는 각 독서회들이 직접 모신 책의 저자나 관련 전문가를 초대손님으로 모신다. '오픈북클럽'이라는 이름처럼 평소 '우리끼리' 나누던 자리를 공개적으로 펼친 것이다. 부담스럽고 어려운 자리다. 각기 편한 방식대로 떠들고 이야기 나누려고 만난 책모임인데, 낯선..

책이야기 2023.10.29

‘양비론 혐오’가 ‘정치 개혁’을 죽인다

‘양비론 혐오’가 ‘정치 개혁’을 죽인다 입력 : 2023.10.24. 20:19 강준만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으로 패배한 쪽의 선비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피바람 광풍을 여러 차례 겪었던 율곡은 나라가 망하겠다 싶어 양시·양비론을 주장하고 나섰지만 주변의 비난과 조롱만 받았다. 조선이 율곡이 죽은 지 8년 만에 임진왜란이라는 국가적 재앙에 처하게 된 건 오직 ‘반대편 죽이기’에 국력을 탕진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양비론에 대한 비난과 조롱은 지금도 여전하다. 포털에서 ‘양비론’을 검색해보시라. 압도적으로 양비론에 대해 비판적 기사들이 많다. 기사 댓글의 거친 표현까지 감안하면 ‘양비론 혐오’가 흘러넘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진보 논객들의 대표적인 양비론 비판 4개만 감상..

칼럼읽다 2023.10.29

수컷 비둘기 구전동요의 시선 변화, 그럴만 합니다

수컷 비둘기 구전동요의 시선 변화, 그럴만 합니다 아내와 자식 잃은 수비둘기의 슬픔 그린 동요 23.10.27 14:20l최종 업데이트 23.10.27 15:27l 강등학(spdhar67) 구전동요 중에 비둘기를 의인화한 노래가 있다. 아내와 자식을 잃고 실의에 빠진 주인물 수비둘기를 그린 내용이다. 이 노래는 아이들이 산에서 멧비둘기를 보거나 그 울음소리를 듣게 될 때 부른다. 그러기에 '꾸욱 꾸욱 꾹꾹'하는 비둘기 울음을 슬픔의 소리로 인식한 측면이 있다. 학명으로 '계집죽고 자식죽고'라 부르기도 하는데, 그 가사를 적어본다. 자식죽고 꾹꾹 계집죽고 꾹꾹 헌누더기 불싸놓고 망건팔아 영장하자 꾹꾹 꾹꾹 - 김소운, , 1933, 서울 연지동. 수비둘기가 아내와 자식을 잃고 꾹꾹거리며 운다. 가난으로 누..

칼럼읽다 2023.10.28

당나귀 ‘이오’한테 배운다

당나귀 ‘이오’한테 배운다 입력 : 2023.10.26 20:39 수정 : 2023.10.26. 20:40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늦은 밤 지하철이 시끌벅적해졌다. 먼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 신나게 떠드는 것을 보며 말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사람의 언어란 무엇인가. 소리가 말이 되는 건 직립하고 관계가 있다고 한다. 직립이란 몸통에서 나온 가지를 발과 손으로 인수분해한 것. 네 발 중 두 개를 떼내어 손으로 재분류한 것. 그 덕분에 하늘을 발견하였고 내 것을 챙긴다는 소유개념도 생겨났다. 그리고 목구멍에 변화가 일어나 소리를 정교한 말로 만드는 것. 영화 의 주인공 ‘이오’는 겨우 당나귀이다. 딸랑딸랑 폐철 싣고 왔다가 고물상의 사나운 경비견한테도 주눅이 든다. 제 이름 적듯 앞발로 흙이나 긁을 뿐..

카테고리 없음 2023.10.28

선을 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

선을 넘는 사람들이 많아진 이유 입력 : 2023.10.27. 21:08 한민 문화심리학자 언젠가부터 ‘선을 넘는’ 사람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예의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사람들, 다른 사람의 기분 따위 생각하지 않고 제멋대로 구는 이들….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것들이 점차 힘을 잃고 사라져가고 있다. 과연 세상은 점점 나빠져 가는 것일까. 그러나 문제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옛날이 좋았고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지며 요즘 것들은 예의없다는 결론으로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다. 선을 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사실에는 보다 중요한 이유가 숨어 있다. 선이란 사람들 간에 합의된 사회적 규칙이다. 선을 넘는 이들이 많아진다는 것은 사람들 사이의 합의가 제대로 이루어지기 힘들다는 의미다. 사회적 약속에 대한 기..

칼럼읽다 2023.10.28

표절·조작이 출세 수단, ‘사이비 능력주의’ 조장

표절·조작이 출세 수단, ‘사이비 능력주의’ 조장 [이봉수 제주 이왁] MBC저널리즘스쿨 2기 고별강연 이봉수 한국미디어리터러시스쿨 원장 육지 사람들에게 제주는 바다 건너 버려진 땅이었고 죄수를 보내는 유배지였다. 지금은 이익을 노려 자본이 몰려들지만 진정으로 제주를 이해하는 이는 많지 않은 듯하다. 나 또한 제주 사람 눈에는 그렇게 비칠 수 있으리라. 그런 제주인의 한과 정서를 이해하려다 제주학에 빠졌고 도민이 됐다. 키아오라리조트를 운영하면서 제주가 미디어와 인문학 교육의 중심이 되게 하겠다는 각오로 한국미디어리터러시스쿨(한미리스쿨)을 설립했다. ‘이봉수 제주 이왁'은 제주민과 나의 일상에 인문학과 세상 ‘이야기’(제주어로는 ‘이왁’)를 덧실어 보내는 글이다. 김윤식 교수 5주기의 종강사 흉내 가을의..

칼럼읽다 2023.10.27

평론하는 마음

평론하는 마음 입력 : 2023.10.25 20:29 수정 : 2023.10.25. 20:44 성현아 문학평론가 어느 젊은 시인의 시집 해설을 쓰고 있다. 시집이나 소설집 말미에 실려 해당 책의 방향성을 소개해주고 책에 묶인 각각의 작품이 지니는 의미를 살펴주는 짤막한 글을 본 적이 있을 테다. 이러한 종류의 글을 해설이라고 부르는데, 주로 문학평론가들이 쓴다. 작품론이나 리뷰, 주제가 있는 평론을 쓰는 일보다 해설을 쓰는 일이 언제나 더 어렵게 느껴진다. 여러 저자의 글이 한 권의 책에 함께 묶이는 여타의 글과 달리, 해설은 한 권의 책에 딱 한 편만 실리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해설을 잘 쓰지 못하면, 한 작가의 책을 망치게 되리라는 부담감에 사로잡히곤 한다. 해설 청탁을 받아두고 압박감에 시달리던..

책이야기 2023.10.27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

아는 것과 이해하는 것 입력 : 2023.10.25 20:21 수정 : 2023.10.25. 20:24 이은희 과학저술가 몇해 전부터 물리학자들과의 만남이 잦아지고 있다. 계기는 포항공대 내에 위치한 아시아태평양이론물리센터(APCTP)의 과학문화위원회 일을 맡게 되면서였다. 물론 그곳에서 내가 맡은 바는 물리학적 지식과는 크게 상관이 없는 대중과학 및 과학 커뮤니케이션 분야 일이지만, 아무래도 이전에 비해 물리학자들과의 접촉 빈도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개인적으로 물리학과의 직접적 인연은 대학교 때 들었던 일반물리학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새롭게 접한 물리학자들의 세계는 낯설고도 신선했다. 그러다보니 이토록 쟁쟁한 물리학자들 사이에서 혼자만 물리학 문외한으로 있는 것도 멋쩍어서 크게 관심을 두지 ..

칼럼읽다 2023.10.27

‘제국의 위안부’ 무죄

‘제국의 위안부’ 무죄 입력 : 2023.10.26 19:27 수정 : 2023.10.26. 20:39 이명희 논설위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26일 대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유하 세종대 명예교수가 쓴 초판이 2013년 8월 나오자 세상이 시끄러워졌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에 대해 그동안 밝혀진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를 했다. 책 출간 후 한국 사회는 찬반으로 갈라져 치고받았다. 그리고 싸움은 학문의 공론장을 넘어 법정으로까지 번졌다. 2014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9명은 박 교수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박 교수는 책에서 “위안부들을 유괴하고 강제연행한 건 최소한 조선 땅에서는, 그리고 공..

칼럼읽다 2023.10.27

순대가 비싸진다

순대가 비싸진다 입력 : 2023.10.26 20:22 수정 : 2023.10.26. 20:23 박찬일 음식칼럼니스트 떡볶이 파는 평범한 동네 노점이랄까, 시장 좌판 가게가 점점 줄어든다. 입맛이 바뀐 것인지, 먹을 게 많아서인지 모르겠지만 오랫동안 불후의 일등 간식이 왕좌를 내놓는 것 같아 슬프다. 불후라고 썼지만, 이건 어폐다. 영원해야 불후인데, 영원하지 않을 예감이니까. 얼마 전 한 초등학교에 갈 일이 있었는데 아이들에게 제일 즐기는 간식을 물어보았다. 첫째가 마라탕, 둘째가 탕후루였다. 한때의 인기 정도로 생각했던 마라탕은 자리를 굳힌 느낌이다. 떡볶이를 밀어냈다. 매운 음식은 중독이 되고, 스트레스를 풀어주는데 마라탕이 이제 그들 말대로 ‘원톱’이다. “엄마랑 같이 갈 때나 떡볶이 먹어요. 우..

칼럼읽다 2023.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