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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서 삶을 묻다

비행기에서 삶을 묻다 입력 : 2023.09.17. 20:32 오찬호 저자 제주에 살면서 비행기를 자주 이용했다. 할 줄 아는 게 기록이라, 몇 년간 차곡차곡 쓸데없는 것들을 모았다. 출발·도착 예정시간과 실제시간, 지연 횟수와 이유, 비행기 내부에서 본 것들 등등. 국내선에 국한된 개인 경험이지만 데이터를 누적하니, 일희일비하지 말라는 삶의 태도가 왜 중요한지도 느껴지고, 아기자기한 세상 이치도 어렴풋이 보인다. 놀라지 마시라. 비행기가 탑승권에 적혀 있는 시간에 이륙할 확률은 1% 미만이다. 제때 입장이 시작되어도, 이런저런 짐을 든 150~180여명을 20분 만에 태우는 건 어렵다. 일부러 가장 먼저 탑승해 기록을 해보니 출입문 닫힐 때까지가 평균 24분, 이륙까지는 35분이 걸렸다. 모든 게 순조..

칼럼읽다 2023.10.07

나폴리처럼

나폴리처럼 박권일 | 독립연구자·‘한국의 능력주의’ 저자 얼마 전 유럽의회는 스마트폰에 탈부착 가능한 배터리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몇년 안에 유럽에서는 소비자가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스마트폰만 판매될 예정이다. ‘수리할 권리’를 법제화한 것이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배터리 수명이 다하면 기능상 아무 문제 없던 스마트폰을 새것으로 교체해야 했다. 누구나 느꼈을 것이다. 멀쩡하게 잘 쓰던 제품이 보증기간이 지나자마자 이런저런 고장을 일으키는 기이한 현상 말이다. 오늘날 많은 기업은 부러 내구성이나 기능을 제한해 출시한다. 그래야 새 제품을 사니 의도적으로 제품 수명을 줄인다. 바로 ‘계획적 진부화’다. 기업들은 물건을 팔아먹을 때는 완전무결한 물건이라고 과시하다 의도적으로 수명을..

칼럼읽다 2023.1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