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글살이] 반동과 리액션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한국 현대사에서 ‘반동’이란 말은 혁명과 역사의 진보를 믿는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렸다. 지난날 반공드라마에 흔히 쓰이던 ‘반동 종간나 ××’라는 말은 공산혁명에 반대하고 봉건질서를 옹호하는 사람에게 붙이던 경멸의 딱지였다. 하지만 애초에 ‘반동’은 자연과학(물리학) 용어였다.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으로 알려진 뉴턴의 제3법칙이 대표적이다. ‘어떤 물체가 다른 물체에 힘을 가하면, 힘을 받는 물체도 힘을 가하는 물체의 반대 방향으로 같은 크기의 힘을 가한다’는 것이다. 정치 영역으로 확장된 ‘반동’은 역사의 발전과 진보를 방해하고, 낡고 오래되고 사라져야 할 구습을 유지하려는 모든 시도이자, 자기 이익이나 관행에 집착하는 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