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놀이 27

사진을 ‘하는’ 사람

사진을 ‘하는’ 사람입력 : 2024.11.21 20:16 수정 : 2024.11.21. 20:39 임종진 사진치유자  셀프포트레이트  노미애씨는 홀로서기를 이룬 그 녹록지 않은 과정을 자신의 얼굴을 찍은 셀프포트레이트 연작을 통해 온전히 드러냈다. ⓒ노미애  사진 찍는 이들은 많아도 사진을 ‘하는’ 이들은 드물다. 찍든 ‘하든’ 결국 사진 촬영과 연관된 얘기일 터인데 그 둘은 나름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 셔터를 누르는 행위는 같으나 예술작품이나 기록 등 목적으로 사진 이미지의 물성화에 목적을 두는가, 아니면 거기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내적 감정과 깊이 교감하는 것에 더 의미를 두는가 정도의 구분이다. 어쨌거나 나는 그 드문 이들을 만나 그들의 즐거운 자기 준동을 듣고 보는 일을 주..

사진놀이 2024.11.24

낙엽에게 허락되지 않은 단풍, 왜? [포토에세이]

낙엽에게 허락되지 않은 단풍, 왜? [포토에세이]수정 2024-11-11 18:57 등록 2024-11-11 16:25  강원 오대산 월정사 전나무 숲길에 가을비로 미처 단풍이 되기 전 허옇고 푸른 반점이 남은 나뭇잎이 떨어져 을씨년스럽다. 늦더위의 여파로 나뭇잎들이 울긋불긋 물들기도 전에 떨어져 버린 것 같다. 기후위기가 단풍에까지 영향을 끼친 것 같아 안타깝다. 내년에는 푸른 반점의 낙엽이 사라지고 더 노랗고 붉은 단풍 낙엽 보기를 희망한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사진놀이 2024.11.12

스마트폰 갤러리

스마트폰 갤러리입력 : 2024.11.07 20:06 수정 : 2024.11.07. 20:08 임종진 사진치유자 당신의 가슴과 접속하는 시간  사물과의 이별 ⓒ임종진  지금 당장 스마트폰에 저장된 사진들을 살펴보자. 어제 담아둔 따끈따끈한 것에서부터 기억도 가뭇한 수년 전 사진들까지 당신의 소중한 순간들이 시기별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당신만의 어느 특정한, 사람과 사람들 그리고 공간과 사물들이 파노라마 풍경처럼 펼쳐지면서 자기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는 경험을 할 수도 있다. 과장하자면 각각의 생명성으로 부각된 모든 사진들이 줄지어서 자기부터 봐달라고 아우성을 칠 것이다. 대충 훑지 못할 당신은 천천히 서두를 일 하나 없이 흐뭇하게 즐기면 된다. 어떤 사진 앞에서 당신은 눈을 못 뗀 채 뭉클해지는 경..

사진놀이 2024.11.09

예쁜 우산 [포토에세이]

예쁜 우산 [포토에세이]기자 윤운식수정 2024-07-29 18:58 등록 2024-07-29 18:50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피하다가 우연히 위를 보았다. 금방이라도 초록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지만 뒷면은 뽀송뽀송했다. 하늘에서 떨어진 빗방울이 잎을 통과하지 못하고 낮은 곳으로 몰려들더니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옆으로 흘러내렸다. 역광에 비친 물방울을 품은 초록 잎도 서리 맞은 붉은 것만큼이나 아름답다. 자연이 디자인한 예쁜 우산이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사진놀이 2024.08.04

당진에서 노을을 보다

참 오랜 만에 사진을 올린다. 폰 사진외에 잘 찍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이유가 있다. 내 카메라가 무겁다. 결국 체력이 안 따라준다. 다른 할일이 많아서 집중하지 않는다. 사진이 고만고만하다 등등. 물론 그것만은 아닐 것이다. 기록은 정말 열심히 한다. 폰으로 간편하게. 가끔 소형카메라지만 예전처럼 작품? 사진을 찍으며 즐기고도 싶다. 2023. 10. 3

사진놀이 2023.10.03

반려식물

반려식물 입력 : 2023.08.01 03:00 수정 : 2023.08.01. 03:03 김상민 기자 나무쟁반에 아크릴(30×19㎝) 금방 시들어 죽을 줄 알았는데…. 꾸역꾸역 삭막한 환경 속에서도 버티며 살아남아 있습니다. 언제 이곳에 왔는지 기억도 안 나지만, 처음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예쁜 식물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파리 몇개 남지 않은 다 죽어가는 식물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금방 죽을 줄 알았던 것이 이렇게 몇년 동안 내 작업실에서 말없이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가끔씩 형광 초록빛 새싹으로 나를 깜짝 놀라게 하고, 작고 수수하지만 예쁜 꽃을 피워 내게 선물을 주기도 합니다. 삭막한 무채색 공간 사이에서 예쁜 초록색으로 나의 눈을 쉬게 해 주는 고마운 식물입니다.

사진놀이 2023.08.01

[옵스큐라] 비록 온전하진 않더라도

[옵스큐라] 비록 온전하진 않더라도 지난 6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국제도서전에 정가 인상과 반품 등 여러 이유로 폐기된 시집이 분철돼 걸려 있었습니다. 이 책을 한 땀 한 땀 엮었던 출판사는 ‘비록 더 이상 판매가 어려워졌다 할지라도, 이 시집은 종이 한장 그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시집에 대한 애정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또 말합니다. ‘마음껏 가져가세요. 비록 온전한 한 권의 책은 아니지만, 각자의 마음속에 더 큰 시의 집을 짓는 초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사진놀이 2023.07.19

해뜰녘 북한산에서 본 ‘구름 속 도시’

해뜰녘 북한산에서 본 ‘구름 속 도시’ 소니세계사진상 한국부문 수상작 발표 1위는 구름 위로 솟은 상암·일산아파트 ‘2022 소니세계사진상’ 한국 부문에서 1위를 한 최원영의 ‘구름 속 도시’. 세계사진협회(WPO)가 주관하는 ‘2022 소니 세계 사진상'(SWPA)’의 국가별 경쟁(내셔널 어워드) 한국 부문에서 최원영 작가의 ‘구름 속 도시’(A City Among the Clouds)가 1위인 금상에 선정됐다고 소니가 21일 밝혔다. 최원영 작가는 보도자료 등을 통해 “2021년 9월 말께 북한산에 올라 일산 신도시와 상암 방면을 향해 촬영한 사진”이라며 “일출과 동시에 구름에 뒤덮인 도심의 광경을 보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인데 운 좋게 해당 장면을 포착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도심의 ..

사진놀이 2022.04.22

존재의 순환

존재의 순환 김지연 사진가 The Starlight. 경주. 2007. 이원철 이원철 사진가는 존재의 순환(Circle of Being)이라는 연작을 통해서 천년의 고도(古都) 경주 왕릉과 나무의 밤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능이라고 하지만 무섭지 않고 오히려 판타지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 같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둔덕은 그 자체가 어떤 목적물이 아니라 바로 자연인 것같이 오묘하고 신비로움마저 느끼게 된다. 보편적이지 않은 것, 일테면 보통사람들의 무덤처럼 한시적이거나 주관적이 아닌 것들은 슬픔이나 고통보다는 흥미의 대상이 된다. 객관적인 역사로 관리되어 유물이나 사료로서 인정을 받기에 그렇다. 무덤이 바라보이는 아파트는 살기 싫어하지만 왕릉이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것을 낭만으로 생각한다. 다른..

사진놀이 2022.0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