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에 담긴 속담들 오은 시인 틈나는 대로 국어사전을 펼친다. 글이 무섭게 잘 풀릴 때나 글이 도무지 안 풀릴 때, 시간을 채우고 싶을 때나 시간을 죽이고 싶을 때, 들뜬 기분을 가라앉히고 싶을 때, 어김없이 국어사전을 펼친다. 아무 때나 펼치는 셈이다. 숨을 참고 있을 때조차 공기가 있는 것처럼, 잊은 줄로만 알았는데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처럼, 그것은 언제든 열어볼 수 있게 내 침대 옆에 놓여 있다. 단어를 익힐 때 나의 여정은 다음과 같다. 일단 단어의 뜻 살피기. 아는 단어는 재확인의 과정이 필요하다. 단어의 첫 뜻만 아는 경우가 많기도 하고, 다양한 뜻을 한 가지 뜻으로 해석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놀라다’의 뜻이 네 가지나 된다는 걸 알았다. 무서울 때나 감동할 때나 기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