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쓰다

<자본주의는 명동에 산다> 시집을 내다

닭털주 2024. 10. 28. 11:34

 

이제 글을 올린다.

나로서는 첫 시집이다.

여러 책을 냈고 우연과 필연이 함께 했지만 이번에도 그렇다.

 

시쓰기 수업을 20년 이상 해왔지만, 항상 가슴 한 구석에 시집 한 권 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자비로 출판하는 건 시쳇말로 쪽팔린다? 그랬습니다.

그러다 2024년 당진시 우강 사랑채 소들빛 작은 도서관에서 '사진으로 시쓰기'수업을 하면서

용기를 냈습니다.

당진 사는 제자도 '선생님은 될 거에요.'라는 말을 했고요.

그러던 가운데 당진시청앞에 걸린 현수막을 보고 '당진문학인 출판사업공모'에 신청했습니다.

 

그렇게 되었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그건 심사평을 보면 압니다.

 

신진 문학인 부분에 출품된 두 분의 작품의 수준이 모두 훌륭했다고 판단된다.

예년에 없이 시의 연성의 수준이 높고, 그러면서도 두 분의 시 창작의 성향이 사뭇 달라서 제한된 선정 숫자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 분은 사색의 깊이와 연륜의 성숙함이 시 한 편 한 편 끈기있게 드러날 수 있도록 완성을 보여주었고, 다른 한 분은 맑고 깨끗한 아주 귀한 감성에 읽는 이를 감동시킬 수 있는 시적 원천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처럼 치열한 경쟁을 보여주기는 다시 없을 것이라 생각하며 고육지계로 선후의 판단을 내리지만 이는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들의 현재의 논의를 반영한 겻일 뿐이다.

 

종합의견에서 확실해졌습니다.

 

당초 신진문학인 공모 선정인원2인 이내였으나 올해의 문학인 선정인원이 당초 3명 에정에서 2명으로 선정됨에 따라 잔여 1명에 대하여 신진문학인가운데 우수한 작품 응모자 중 출판 기회를 주기를 주최측에 권유함.

 

잔여 한 명에게 출판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번에도 역시 저 빼고 나머지 6명은 당진에서 오랫동안 문학활동을 해왔던 사람들입니다.

당연히 저는 아니고요.

당진살이 겨우 1년을 넘겼으니까요.

 

그렇게 운 좋게 시집을 냈습니다.

이번 시집을 낼 때 더욱 좋았던 것은 존경하는 백화현 선생님이 저도 잘 아는 5분에게 축하글을 부탁하신 겁니다.

그렇게 5편의 짧지만 강렬한 감동적인 축하글을 받아 주셨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친한 3명에게 축하글을 부탁했습니다.

그분들도 기꺼이 축하글을 정성껏 써주셨고요.

 

박정해(전국학교도서관모임 대표, 삼정중 교사)

20년 넘게 아이들과 함께 시를 읽고 쓰며 교사이자 시인으로 살아왔던 주상태 선생님께서 오롯이 자신의 이름으로 시집을 내셨습니다. 소소하게 느끼는 일상의 소중함과 좋아하는 책과 시에 관한 감성을 노래하는 선생님의 시를 읽다 보면 사람 주상태가 보입니다. 나이 들어가며 더욱 단단해지고 넉넉해진 선생님의 모습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습니다.

 

송경영(사당중 교사)

시를 너무도 사랑하여 일상을 시를 노래하는 마음으로 살며 학생들에게 시를 건네고 가르치던 주상태 선생님이 '용기'를 내서 '부끄러움''두려움'을 넘어 시집을 내놓으셨어요. 아껴 가며 그의 시를 읽다 보면 가족에 대한 아픈 사랑, 달관자같은 삶의 철학, 나이듦의 지혜와 쓸쓸함, 작은 축제 같았다는 수업, 책과 도서관을 지독히도 좋아하는 시인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져 옵니다. 그리고 시인을 살린 것이 결국은 시였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앞으로도 시에 기대며 시를 사랑하는 사치를 누려본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을 담은 다음 시집이 나오길 기대하게 됩니다.

 

백화현, <도란도란 책모임> 저자

그의 시는 사람 냄새 물씬한 시장 같고, 남포등 흔들리는 주막 같고, 섣달그믐날 쏟아져 내리는 눈발 같습니다. 간혹 어떤 시는 너무 아프고 눈물겹지만 그 비늘 끝에 별빛이 스며들기라도 한 것일까요? 읽다 보면 어느새 슬픔마저 그리움으로, 또 감동으로 낮게, 북을 울립니다. 그는 천생 시인이었던가 봅니다. 늦게나마 시집이 출간되었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참으로 애석할 뻔했습니다. 용기 내 주어 고맙습니다.

 

한명숙(<나를 키우는 시1,2> 공편자, 강원인문독서교육공동체 대표)

그저 지나칠 수 있는 소소하고 사소한 것들에 대한 시인의 섬세한 애정과 찰나의 관찰, 그리고 일상적 삶에 대한 웅숭깊은 성찰로 집중해 온 애틋한 시간들이 시인의 방을 오롯이 이루어 첫 시집을 출간하게 되었음에 기쁨이 앞섭니다. 지난 시절, 시인이 교사로서 학교 현장에서, 학교도서관에서 온 마음을 쏟은 아이들에 대한 울림의 진폭은 이후 학교 밖 세상에 대한 통찰로까지 이어져 시인의 독백처럼 이제 시는 살아 숨 쉬는 사랑으로 더욱 보듬고 마는 삶으로 확장되어 새로운 작품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길 설렘으로 고대합니다.

 

김경숙(학교도서관문화운동네트워크 상임대표)

시를 쓰면서 눈물을 참는다는 선생님의 정직한 시간들이 모여 숲을 이루고 반가운 시집이 되었습니다. 딸과의 소소하고 애틋한 일상이 가슴 뭉클합니다, 교실에서 도서관에서 운동장에서 제자들을 까르륵 웃음 넘치게 하던 참으로 고마운 주상태 선생님은 우리 아이들을 따듯하게 지켜내고 키워냈습니다. 평생 책과 도서관에 기울인 정성으로 마침내 진짜 사람책이 되어버린 시인에게 시는 세상과의 한판 시원한 수다가 되고 소통이 되어 넉넉하게 나이듦을 이야기합니다. 늘 주변을 따뜻한 눈길로 바라보고 우리 등을 두드려주는 참 선한 사람, 시인의 시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정인옥(하계중 사서)

내가 기억하는 주상태 선생님은 장난꾸러기 같은 소년의 모습으로 시를 쓰고 문집을 만드는 사람이다. 이렇게 빠져들어 읽어도 되나 싶으면서도 어느새 내가 그 속에 있음을 느낀다.

선생님과 같이 나이 들어갔을 평범한 일상을 덤덤하면서도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그 속에서 때로는 아비가 되기도, 학생이 되기도, 딸이 되기도 한다. 선생님의 글에서 선생님이 책과 도서관 그리고 사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가 오롯이 느껴진다. 오랜 교직 생활을 정리하고 꿈을 향해 나아가고 계신 선생님은 영원한 소년이면서 희망이다.

오늘은 <내 꿈이여>를 부르면서 선생님의 시를 읽으며 책 이야기가 하고 싶어진다.

 

윤소영(중앙고 사서교사)

18년째 권장도서목목모임을 함께 한 주상태 선생님은 정말 순수하게’, ‘때로는 순진하게시와 책과 사람을 좋아하시는 분임을 만나 뵐 때마다 느낍니다. 빨래를 하고, 된장찌개를 끓이고, 학교에 가고 수업을 하고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동네를 거닐고 산을 오르고 아픈 몸에 아픔을 느끼고 순대국밥을 먹고 술을 건네고 도서관을 가고 책을 읽고 노래를 듣고 시를 쓰는 일상. 선생님을 닮은 열정과 사색과 삶을, 시를 통해 만나게 되어 참으로 반갑습니다.

 

이미경(구암중 사서)

주상태 선생님과는 학교도서관 연수로 만나 자연스럽게 학교도서관 이야기를 나누면서 편안한 친구처럼 지내고 있습니다. 선생님 책 <사진아 시가 되라>를 보고 우리학교 아이들을 위한 시특강을 부탁했고, 그 모습을 통하여 시에 대한 열정을 보았습니다. 이번 시집 서문으로 선생님의 삶과 시에 대한 겸손함을 느꼈습니다. 퇴직 이후에도 더 많은 사람들과 시를 통해 삶을 이야기하시는 선생님을 응원하고 첫 시집 발간을 축하합니다.

 

이처럼 밑줄 긋고 읽었습니다.

시보다 더 감동적이라는 말까지 건넸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시집을 냈습니다.

쑥스럽지만......

 

2024년 10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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