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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맛에 대하여입력 : 2024.06.27 20:38 수정 : 2024.06.27. 20:41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에잇 밥맛이야, 라고 할 때 누구나 쉽게 떠올릴 얼굴도 몇몇 있겠지만 사실 밥맛이 쉬운 맛은 아니다. 그렇게 만만하게 대접할 맛은 더더구나 아니다. 쌀이 간직했던 맛, 물이 찰지게 만든 맛, 빈 들판의 정기가 곤두서는 맛. 백반집에 가서 꽤 맛있는 국과 반찬이 나와도 밥이 별로면 그 식당에 다신 안 가게 된다. 훤칠한 나무를 키우기 위해 산이 우람하게 있듯, 또 그만큼의 용도로 텅 빈 들판이 있고, 거기에서 벼와 보리를 비롯한 각종 작물이 자란다. 가축화와 작물화. 외양간에 소를 가두고 논에서 벼를 거두지 않았다면 인류는 식량을 찾아 지금도 거친 들판을 헤매고 다녀야 하지 않았을까.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