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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과 간판

귀신과 간판 수정 2025.04.23 20:32 박영택 미술평론가 중학교 시절 한문 선생님의 별명은 귀신이었다. 뒤돌아 칠판에 판서하면서도 졸거나 딴짓하는 학생을 정확히 호명하는 능력이 있어서 붙여진 별명이다. 선생님들의 별명은 좀 살벌했다. 교련 선생님은 살모사, 체육 선생님은 미친개였다. 엄한 한문 선생님 덕분에 신문에 실린 한자 정도는 읽을 줄 알게 되었다. 미술 시간을 통해 형식적이나마 서예라는 것을 해보기도 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는 그것마저도 다 사라졌다. 나는 중학교 시절의 그 짧은 한문 시간과 미술 시간의 소중함을 평생 간직하고 있다. 그런 공부가 계속 이어졌더라면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생각해보기도 한다. 나이 들어 이런저런 일로 중국을 가끔 다니고 있다. 박물관을 다니고 책을..

칼럼읽다 2025.04.25

우린 언제쯤 고요해질까요

우린 언제쯤 고요해질까요김용만 비 옵니다새벽 빗소리 듣습니다어둡지만 잘 찾아옵니다우리 집에 내리면 제 손님입니다지붕에 돌담 위에 나뭇가지에 그 소리모두 다릅니다그래서 재미있습니다사는 게 재미있어야지요제 소릴 품어야지요시원한 밤공기가 좋습니다아내도 빗소리처럼 새근새근 잡니다적막한 밤이기에 그 곤한 소리가슴에 닿습니다고요는 귀한 소리를 듣게 합니다우린 언제쯤 고요해질까요

시를읽다 2025.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