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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피한 가난? '현피' 떠보면 달라진다는 언니

창피한 가난? '현피' 떠보면 달라진다는 언니 구술생애사 최현숙, 23.10.12 11:58l최종 업데이트 23.10.12 13:21l 글: 최문희(moonf69)그래픽: 고정미(yeandu) 일하는 사람의 기록을 담은 책을 소개한다. 송곳이 되어 준 작가의 경험과 필자의 지금을 들여다보아 변방에서 안방으로 자리를 넓혀 먹고사는 오늘의 온도를 1℃ 올리고자 한다. [기자말] 싸움에서 용감하게 활약하여 공을 세운 이야기들 천지였다. 이른바 무용담을 말하는 주변 사람들. 부모님이든 이웃 어르신이든 상급자든, '그리하여 오늘날 내가 떳떳하게 살아간다' 하고 털어놓는 인생 드라마를 듣다보면 기가 빨렸다. 딴생각할 재간도 없는 목석같은 성향 탓에 타인의 굿판 같은 이야기를 묵묵히 듣다가 시시때때로 궁금해졌다. '..

책이야기 2023.10.13

새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새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 입력 : 2023.10.11 20:48 수정 : 2023.10.11. 20:50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어린 시절 제비는 흔히 볼 수 있는 새였다. 친구들과 골목에서 놀다 보면 제비가 낮게 날 때가 있었다. 비가 올지 모르니 빨리 집에 가라는 동네 어른 말씀에 뜀박질을 시작하면 정말로 곧 소나기가 쏟아지고는 했다. 새가 낮게 날면 비가 온다는 것은 오랫동안 누적된 경험으로 우리 선조가 파악한 상관관계다. 하지만 새가 낮게 날기 ‘때문에’ 비가 오는 것은 아니다. 상관관계가 사실이라고 해서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인 인과관계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한 나라의 노벨상 수상자 숫자와 초콜릿 소비량 사이에 상당히 강한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그래프를 본 적이 있다. 물론 이것도 인..

칼럼읽다 2023.10.13

발과 손, 그 쓰임에 관하여

발과 손, 그 쓰임에 관하여 입력 : 2023.10.12 20:21 수정 : 2023.10.12. 20:23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추석 지나고 가을이 왔다. 어느새 발밑에 깔리는 바싹 마른 낙엽들. 어디선가 주춤주춤 나타나서 해자(垓子)처럼 둘레를 친다. 추석, 가을, 낙엽. 이 말속에 최근의 내 감각은 한 소쿠리씩 담긴다. 자연이 있고 이에 따라 언어가 발명되었겠지만, 이젠 저 말의 봉지를 따 그 진한 냄새를 흡입하고서야 이 계절 안에 제대로 풍덩 잠긴다. 알록달록한 단어들이 아니었다면 시월의 이 느낌, 이 기분과 어떻게 밀착하랴. 그런 생각의 와중에 마침 우리의 한글날은 있다. 반짝이는 하루를 지나면서 두툼한 국어사전을 부러 쓰다듬어 본다. 기역부터 히읗까지 질서 있게 배열된 낱말마다 품사도 정확히 ..

칼럼읽다 2023.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