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나의 해방일지’ [강준만 칼럼] “걔가 경기도를 보고 뭐랬는 줄 아냐? 경기도는 계란 흰자 같대. 서울을 감싸고 있는 계란 흰자. 내가 산포시 산다고 그렇게 얘기를 해도 산포시가 어디 붙었는지를 몰라. 내가 1호선을 타는지, 4호선을 타는지. 어차피 자기는 경기도 안 살 건데 뭐 하러 관심 갖냐고 해. 하고많은 동네 중에 왜 계란 흰자에 태어나 갖고.” 지난해 봄에 방영된 인기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에 나오는 대사다. 나는 이 드라마의 열혈 팬이었지만, 다른 팬들과는 관심사가 좀 달랐다. 작게는 서울에 직장을 둔 일부 경기도민들의 출퇴근 고통과 비애, 크게는 ‘서울공화국’ 체제가 강요하는 삶의 고단함을 다룬 드라마라는 게 나의 관전 포인트였다. 메마른 나의 감성에 다른 팬들의 너그러운 이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