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노동자 김영준 | 전 열린책들 편집이사 농민공은 중국에서 이주 노동자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농민의 자유로운 이주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에서 농촌을 떠나 도시나 공업 지대를 떠돌며 비합법적으로 저임금 노동에 종사하는 이들의 수는 대략 2억9천만명쯤 된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이들이 사실상 체제를 떠받치고 있는 것이다. 2021년의 한 조사는 이들 중 7천만명이 이미 자기 고향으로부터 ‘아주 멀리’ 떨어진 곳까지 왔다고 추산했다. 이런 묘사는 다소 시적으로 들리기도 한다. 지난해 11월 한 농민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인 더우반에 글을 하나 올렸다. 그는 수년간 철학과 영어를 독학해왔으며, 4개월 걸려 이라는 영문 책의 번역을 마쳤다고 하면서 출판 가능성을 알고 싶어 했다. 이때까지 더우반의 ‘하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