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빚의 무게 도재기 논설위원 서예가들이 유독 강조하는 말이 있다. ‘글씨는 곧 그 사람’이란 뜻의 ‘서여기인(書如其人)’이다. 서예뿐 아니라 문학·그림 등이 작가의 인격과 수양의 정도를 반영한다는 전통 예술관에서 나온 말이다. 굳이 예술관을 들지 않아도, 도스토옙스키나 뷔퐁의 말을 빌리지 않아도 우리는 ‘그가 쓴 글이 곧 그 사람’이란 것을 안다. 윤석열 정부의 1기 내각 장관 내정자들의 글이 잇따라 논란을 부르고 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는 결혼과 출산을 ‘애국’으로, 저출생의 원인을 여성 탓으로 돌리는 내용의 칼럼을 썼다. 성범죄자 취업제한 직종에 의료인을 포함시킨 법률을 비난하고(‘3m 청진기’), ‘암 치료 특효약은 결혼’이라고도 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내정자는 출산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