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5 5

요리의 발명

요리의 발명 입력 : 2023.12.14 20:41 수정 : 2023.12.14. 20:42 임두원 국립과천과학관 연구관 요리는 언제 누가 처음 시작했을까요? 요리는 다른 동물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간만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진화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요리도 등장했을 것입니다. 요리라는 행위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 가지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불의 사용’입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요리에서 불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는데요, 요리를 그토록 맛있게 만드는 맛과 향 그리고 식감 등은 식재료를 가열할 때 일어나는 여러 물리적·화학적 변화들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요리의 등장은 아마도 불의 사용과 함께였을 것입니다. 불은 이미 태초부터 이 지구 상에 존재했습니다. 가끔씩 내리치는 ..

칼럼읽다 2023.12.15

‘서울의 봄’ 공감과 유감

‘서울의 봄’ 공감과 유감 이 영화에 대해 지금 젊은 세대의 열띤 호응이 있다면 그것은 몰상식이 상식을 무너뜨리는 어처구니없는 사태에 대한 자연스러운 분노와 과거에 그런 일이 있었음을 알게 된 데에 따른 인식상의 충격에서 비롯된 것 이상은 아닐 것이다. 이들의 이른바 분노 인증 릴레이도 젊은 세대 특유의 일종의 놀이문화 맥락에서 이해될 수준이지 지나친 과잉 해석은 우세스러운 일이다. 김명인 | 인하대 국어교육과 교수·문학평론가 동네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서울의 봄’을 관람했다. 절정으로 치닫는 긴장을 주밀하게 축조해가는 감독의 연출력과 연기자들의 호연이 빚어내는 압도적인 몰입감으로 1979년 12월12일 일어난 전두환을 정점으로 하는 신군부의 권력 탈취 사건의 전말을 그려내는 데 성공한 수작이라는 데에..

칼럼읽다 2023.12.15

임꺽정이 맺어준 괴산의 인연

임꺽정이 맺어준 괴산의 인연 백창화 | 괴산 숲속작은책방 대표 시골에 책방을 열고 10년, 다녀간 모든 이들이 물었다. 왜 괴산이었느냐고. 부부가 모두 서울 태생인 데다 괴산에 아무 연고도 없으니 우리조차 왜 하필 괴산이었는지, 우리 삶을 이끌고 온 인연을 한번씩 생각해 보곤 한다. 2006년의 일이다. 아직 귀촌을 생각하지 않았을 때인데 충북 괴산에서 열리는 ‘홍명희 문학제’에 초청을 받았다. 가을이 무르익는 11월의 첫주, 단풍 나들이 삼아 초등학생이던 아들까지 함께 온 가족이 길을 나섰다. 그해 초청 연사로 함께한 김훈 작가도 괴산이 처음이라고 했다. 작가는 괴산이 신문방송에 자주 언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좋은 동네인 것 같다고 했다. 지명을 들었을 때 딱히 뭐라 떠오르지 않는 평범함과 무난함에 ..

책이야기 2023.12.15

‘서울의 봄’ 단체관람 막겠다고 학교 들이닥친 ‘막장 극우’

‘서울의 봄’ 단체관람 막겠다고 학교 들이닥친 ‘막장 극우’ 입력 : 2023.12.13 19:06 수정 : 2023.12.13. 20:07 보수 단체와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관계자 10여명이 13일 서울 마포구의 한 중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 학교 학생들이 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을 단체관람하는 것에 항의하는 집회를 연 것이다. 이들은 14일에는 송파구의 중학교도 찾아간다고 했다. 앞서 이 영화 단체관람을 계획한 학교들을 비난·공격하는 글을 올려 취소를 종용하더니, 급기야는 학교 현장에 들이닥쳐 항의하기에 이른 것이다. 학교에서 의견수렴을 거쳐 적법하게 진행되는 교육 과정에 외부인들이 민원을 빌미로 위력적으로 개입하려는, 도 넘은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은 을 좌편향·역사 왜..

기사읽다 2023.12.15

[말글살이] 어떤 반성문

[말글살이] 어떤 반성문 게티이미지뱅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사는 게 후회의 연속이다. 말을 해서 후회, 말을 안 해서 후회, 말을 잘못해서 후회. 집에서는 말이 없어 문제, 밖에서는 말이 많아 문제. 나는 천성이 얄팍하여 친한 사람과는 허튼소리나 하며 시간을 보낸다. 그러다가 탈이 난다. 며칠 전에도 후배에게 도 넘는 말장난을 치다가 탈이 났다. 아차 싶어 사과했지만, 헤어질 때까지 굳은 얼굴을 풀지 않았다. 상대방을 살피지 않고, 땅콩 까먹듯이 장난질을 계속하니 사달이 나지. 올해 가장 후회되는 말실수. 지난여름, 어느 교육청 초대로 글쓰기 연수를 했다. 한 교사가 ‘약한 사람들이 할 일은 기억, 연대, 말하기’라고 말한 이유를 물었다. 거기다 대고 나는 ‘뻘소리’를 했다...

연재칼럼 2023.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