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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까지 붙은 '서울의봄', 2030들 이래서 봤답니다

대자보까지 붙은 '서울의봄', 2030들 이래서 봤답니다 한겨울 몰아치는 이 영화 열풍... 관람 이유를 지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23.12.24 10:37l최종 업데이트 23.12.24 10:37l 황은비(esther6859) 내가 영화관에 가서 본 가장 최신 영화가 뭐였더라. 겨울왕국2였던가. 영화 표 값이 오르고, 영화관을 대신할 수 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잇따르면서 자연스레 나는 내 방 '방구석 영화관'에 눌러앉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 외출하고 돌아온 동생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누나, '서울의 봄' 봤어?" "아니?" "꼭 봐. (영화관에) 가서 봐." 웬 영화관? 갑자기? 하는 생각보다 평소 역사 이야기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동생이 내게 그 영화..

칼럼읽다 2023.12.25

일생의 공부

일생의 공부 입력 : 2023.05.15 03:00 수정 : 2023.05.15. 03:02 조광희 변호사 모 교수님의 라는 책을 얼마 전에 읽었다.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았지만, 나보다는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었다. 지난주에는 어느 작가가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독서하자는 칼럼을 모 매체에 실었다. 충분히 쓸 수 있는 글인데도, 공감과 반대로 나뉘어 SNS가 소란스러웠다. 덕분에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업무상 전문분야를 천착하는 것 말고, 나이 들어서도 계속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공부의 대명사는 독서인데, 책은 버림받고 있다. 나만 해도 제대로 읽는 책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 읽겠다고 제목을 메모하거나 손에 넣은 책은 많지만, 정독한 책은 드물다. 대개 발췌독을 하게 된다. 우선..

칼럼읽다 2023.12.25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서울의 봄’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서울의 봄’ 입력 : 2023.12.03. 20:30 조광희 변호사 입을 모아 한국 영화의 침체를 걱정하는 시절이다. 아니,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궤멸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영화 투자는 개점휴업 상태다. 제법 잘 만들었다는 작품들도 개봉하자마자 씁쓸하게 퇴장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 와중에 김성수 감독의 영화 이 개봉했다. 여느 영화들처럼 이미 제작했으니 개봉을 안 할 수는 없고, 의례적인 과정을 거쳐 사라지려니 했다. 그런데 호평이 계속 들려오자 극장에 안 갈 수 없었다. 관객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이견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의미도 잡고 재미도 잡은 보기 드문 수작이다. 1979년에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정면으로 다룬 이 영화는 리얼하다. 마치 내가 반란군 ..

칼럼읽다 2023.12.25

크리스마스와 과학문화

크리스마스와 과학문화 1856년 영국왕립연구소에서 대중을 위한 크리스마스 강연 중인 마이클 패러데이. 영국왕립연구소 제공 이승미 |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반도체물리학 박사) 2023년이 저물어 간다. 짧아진 낮 때문에 밤 같은 컴컴한 저녁 거리는 반짝이는 장식과 조명으로 화사하다. 상점에 전시된 화려한 크리스마스 케이크와 양초를 바라보며 문득 위대한 과학 커뮤니케이터, 마이클 패러데이를 떠올린다. 영국 런던 빈민가에서 태어난 패러데이는 고작 열세살 때부터 생계를 위한 밥벌이에 내몰렸다. 첫 직장인 제본소에서 성실하게 일한 그를 기특하게 여긴 사장은 패러데이가 공부하여 기록해둔 노트를 주요 고객들에게 자랑하곤 했다. 한 손님이 패러데이에게 감명받아 선물을 남겼다. 과학 강연 입장권 선물은 패러데이의..

칼럼읽다 2023.12.25

덜 사는 기쁨을 찾아서

덜 사는 기쁨을 찾아서 입력 : 2023.11.26 20:20 수정 : 2023.11.26. 20:21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엄마랑 구제 옷 쇼핑을 같이 다닌 건 열 살 때부터다. 헌 옷을 산 뒤 세탁해서 입는 일상이 우리 모녀에겐 익숙했다. 헌 옷은 크고 작은 하자가 있었지만 저렴했고 선택지도 많았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구제 시장의 풍요 속에서 멋을 부리며 살았다. 엄마와 나의 키가 똑같아진 고등학생 때부터는 서로 옷을 돌려가며 입기도 했다. 나는 엄마와 옷을 고르면서 하는 대화들을 좋아했다. 그것은 우리가 우리를 이해하는 과정이었다. 보여지고 싶은 방식, 체형, 콤플렉스, 자랑스러운 부위, 피해야 하는 스타일, 선호하는 색과 패턴, 편안하면서도 고유한 그 모든 옷차림들…...

칼럼읽다 2023.12.25

친애하는 나의 도시, 부산

친애하는 나의 도시, 부산 지난 11월 눈 내린 부산 송상현광장. 사진 이고운 [서울 말고] 이고운|부산 엠비시 피디 부산에 돌아와 맞는 여섯 번째 겨울. 12월 초만 해도 은행나무에 노란 잎이 남아있을 만큼 겨울이 더디게 오는 것 같더니, 부쩍 추워졌다. 어젠 점심 때 짧게 눈도 내렸다. 집중해 보지 않으면 모를 만큼 희미한 눈발이었다. 그마저도 십분 안에 그친 눈을 보며, 동료들과 함께 “이 정도면 부산에선 폭설인데요”, “교통마비 때문에 집에 못 가겠네요” 같은 썰렁한 농담을 주고받으며 웃었다. 오늘은 오랜만에 기온이 영하로 떨어진다는 소식에 내복이며, 털모자며, 발목까지 내려오는 긴 외투를 챙겼다. 어느새 부산의 겨울에 익숙해졌다. 희뿌연 게 흩날리기만 해도 마음이 들뜨고, 기온이 영하로 내려간다..

칼럼읽다 2023.12.25

어떤 시인의 데뷔 방식

어떤 시인의 데뷔 방식 입력 : 2023.12.24. 19:49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작가의 데뷔를 결정하는 사람은 누굴까? 데뷔 작가의 대부분은 출판사나 신문사 혹은 문학상의 심사위원들로부터 발탁된 바 있을 것이다. 입구가 바늘구멍처럼 작을수록 등용문은 멀어지고 높아지고, 그렇기에 더욱 권위를 갖는 것처럼 보인다. 편집자나 심사위원에게서 온 전화를 받는 이들은 극소수다. 선택받지 못한 다수는 포기하거나 재도전하며 특수한 시험대를 통과하고자 애쓴다. 그러나 누군가의 승인 없이 스스로 데뷔하는 작가들도 있다. 그들은 새롭게 길을 낸다. 독자와 작가 사이 관문 건너뛰기 12월16일. 시인 계미현은 웹사이트 형태로 첫 시집을 발표했다. 디지털 영토 위에 지어진 이 시집엔 그의 글을 정..

책이야기 2023.12.25

중독 시스템 안에서 여유롭게 살 권리?

중독 시스템 안에서 여유롭게 살 권리? 강수돌 칼럼 mindle@mindlenews.com “위 사람은 행동이 방정하고 성적이 우수하여 타의 모범이 되므로 이에 이 상장을 수여함.” 학창 시절에 보았던 ‘우등상장’의 내용이다. 소수의 모범생만이 아니라 다수의 평범생들도 결국은 ‘방정한 행동과 우수한 성적’을 기준 삼아 살게 만드는 교육적 장치! 이 장치가 노리는 것은 무엇인가? 이런 상을 받거나, 받는 걸 본 사람들은 (의식적이건 본능적이건) 나중에 취업하면 다음과 같은 포상을 바라게 될지 모른다. “위 사람은 우수한 기량과 성실한 자세로 근로함으로써 우리 기업 발전에 큰 기여를 했기에, 이에 ‘모범 근로자상’을 수여함.” 이른바 ‘모범근로자’에게 주는 상이다. 누가? 기업이, 자본이! 아무 생각없이 자..

칼럼읽다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