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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봄' 100만 돌파…시민들 "지옥은 있어야“

'서울의 봄' 100만 돌파…시민들 "지옥은 있어야“ 이승호 에디터 ilove-mindle@mindlenews.com 영화 ‘서울의 봄’이 개봉 나흘만인 25일 관객수 100만을 돌파했다. 투자배급사 집계에 따르면 ‘서울의 봄’은 이날 오후 1시 35분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기준 누적 관객수 100만 918명을 기록했다. 이 추세라면 1000만 영화의 반열에 오를 날도 머지 않아 보인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영화다. 전두환 신군부의 권력 찬탈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생생하고 끔찍하게 보여준다. 이런 가운데 각계 인사들이 페이스북 등 온라인에 앞다퉈 감상평을 올리며 시민들의 관람을 독려하고 있다. 관람 인증샷을 올리는 시민들도 부지기수다. 조국 “인물과 논리 바꾸어 ‘대한민국’..

칼럼읽다 2023.12.08

균근과 선물

균근과 선물 입력 : 2023.12.06 20:51 수정 : 2023.12.06. 20:52 노승영 번역가 올봄 꽃시장에서 라일락 모종을 샀다. 봉오리가 많이 달려서 얼마 뒤 연보랏빛 꽃이 활짝 피면 작업실 마당이 향기로 가득할 것 같았다. 딸기의 기는줄기와 잡초를 싹 뽑아 말끔한 맨땅을 만든 다음 라일락 뿌리를 감싼 흙 알갱이 하나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조심 심었다. 2~3일마다 물을 듬뿍 주고 김도 매주었다. 그런데 차츰 잎이 초록색에서 갈색으로 변하고 잎말이벌레가 든 것처럼 오그라들었다. 원효대사의 지팡이처럼 다시 살아나길 간절히 바랐건만 이내 앙상한 가지만 남았다. 결국 체념하고 줄기를 잡아당겼는데 마치 흙에 박은 못처럼 쑥 딸려 올라왔다. 잡목은 한 뼘만큼만 자라도 뿌리가 뚝 끊어질지언정 고분고분..

칼럼읽다 2023.12.08

미움의 에너지로 굴러가는 공동체

미움의 에너지로 굴러가는 공동체 이경자│소설가 택시 기사님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말들로 대통령을 욕했다. 2~3년 전 일이다. 마치 봇물이 터진 듯했다. 그분의 말을 다 기억하지는 못하는데, 대강 정치를 잘 못한다는 것이었다. 그중에 서민 집값과 실업률과 무언가 문란해진 듯한 사회 현실에 대해 특히 화를 많이 냈던 것 같다. 이럴 때, 그러니까 단 두 사람뿐인 좁은 공간에서, 그것도 도로를 달리는 차 안에서 나는 당신과 생각이 다르다며 서로 다른 생각 중의 이것저것을 꺼내 들고 옳다 그르다 다투는 건 짐짓 어리석어서 거의 듣기만 했다. 하지만 승객에 대한 일종의 가해행위인 건 분명했다. 그래서 참고 참다가 차분하게 말했다. 차분함은 할머니 나이가 내게 준 선물. 더군다나 아직 목적지에 닿으려면 시간이 필..

칼럼읽다 2023.12.08

[말글살이] 가짜와 인공

[말글살이] 가짜와 인공 게티이미지뱅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사는 게 가짜 같을 때가 있다. ‘가짜’는 ‘진짜가 아닌 것’이다. 맞다. 하지만 어떤 게 진짜가 아니어야 가짜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진짜 총’의 자격은? 총의 모양을 띠고 손잡이와 방아쇠가 있고 쇠로 만들었으며 총알이 날아가 사람을 죽이는 데 쓴다. 그렇다면 ‘가짜 총’은 모양은 같더라도 사람을 죽이는 기능이 없거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것이리라. 하지만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대. 모양이 달라도 ‘가짜 총’이 될 수 있다. 강도가 ‘지갑을 내놓지 않으면 쏴 버릴 거야’라고 하면서 뒤통수에 총 대신 볼펜을 들이댄다면, 지갑을 꺼내지 않을 재간이 없다. 볼펜이 총. 주먹을 쥔 채로 엄지와 검지를 곧게 뻗어 ㄴ자를 만..

연재칼럼 2023.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