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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두려움을 넘어섭니다

사랑은 두려움을 넘어섭니다 입력 : 2023.12.01 20:16 수정 : 2023.12.01. 20:17 오수경 자유기고가 저자 몇주 전, 개신교 주요 교단의 성소수자 차별적 법과 제도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는 토론회에 참여했다. 발제자들의 발표를 듣는 동안 여기저기서 탄식 소리가 들렸다. 꼼꼼하고, 집요하고, 악랄하게 성소수자를 차별하자는 의견을 ‘뜨거운 사명감’에 도취된 신앙의 언어로 기록한 것을 보고 있노라니, 저들과 내가 믿는 신이 과연 같은가 의심이 되었다. 그 의심은 절망에 가깝다. 내가 믿고 따르는 신앙의 언어가 누군가를 혐오해도 된다는 확신으로 활용될 때 나는 절망한다. 물론 그들은 ‘사랑’이라고 말한다. 사랑해서 성소수자들이 죄에서 돌이키길 원한다고. 나는 그걸 사랑이라 생각하지..

칼럼읽다 2023.12.01

수경재배 농산물에 유기농 인증, 굳이 왜 주려 하는가

수경재배 농산물에 유기농 인증, 굳이 왜 주려 하는가 입력 : 2023.11.30. 23:27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딸기 철에 접어들었다. 모든 농사가 힘들지만 딸기는 열세 달 농사라 할 정도로 고되다. 쪼그린 자세로 하는 작업도 많고 매일 따야 해서 과채류는 농민들 근골격을 틀어놓는 대표작물이다. 버스는 저상이 편하지만 농작업은 고상이 훨씬 편하다. 하여 근래에 수경재배를 기본으로 하는 고설재배가 많아지고 있다. 무나 고구마를 잘라 물통에 담아 놓고 이파리가 얼마나 올라오는지 살펴본 경험이 있을 텐데 이것이 수경재배다. 수경재배는 흙 대신 배지에 작물을 꽂은 뒤 물을 공급해 기르는 ‘무토양농법’이다. 다만 취미용 아닌 다음에야 맹물로만 길러 수확을 얻기란 만무하다. 그래서 비료(양분)를 녹인 ‘양액..

칼럼읽다 2023.12.01

마음의 서열화, 그 보이지 않는 감옥!

마음의 서열화, 그 보이지 않는 감옥! 사회적 차원에서의 서열화 타파 운동이 모두의 존엄성을 인정하는 인간화 과정이라면, 개인적 차원의 성공·출세 운동은 기존 서열 구조 안에서 더 빨리, 더 높이 오르려 하기에 서열화 구조와 심리를 강화한다. 바로 이 과정에서 대다수는 ‘마음의 서열화’에 의해 스스로 지배당한다. 룰루 밀러의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에 나오듯, 척도(ruler)가 지배자(ruler)로 돌변한다! 강수돌 |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명예교수 해마다 대입 수능은 뜨겁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대학진학률이 45%인데 한국은 여전히 70% 수준! 수능 100일 전부터 부모들은 절과 교회를 찾아 ‘합격 기도’를 올린다. 자녀의 대학 합격이 인생 성공의 척도! ‘엔(n)수생’이 느는..

칼럼읽다 2023.12.01

[말글살이] 상석

[말글살이] 상석 1979년 12월12일 쿠데타에 성공한 전두환(앞줄 왼쪽 다섯째)·노태우(넷째) 등 신군부 주축 세력은 이튿날 보안사에서 승리를 자축하는 기념사진을 찍었다. 제5공화국전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신통하게도 같은 모양의 의자이지만 어디가 상석이고 어디가 말석인지 금세 안다. 문이나 통로에서 먼 쪽. 등을 기댈 수 있는 벽 쪽. 긴 직사각형 모양의 회의실에서 윗사람은 짧은 길이의 변 중앙에 놓인 의자에 앉는다. 평지인데도 상석(上席), 윗자리를 귀신같이 안다. 왜 그런가? 우리는 ‘힘’이나 ‘권력’을 ‘위-아래’라는 공간 문제로 이해한다. 힘이 있으면 위를 차지하고 힘이 없으면 아래에 찌그러진다. 이런 감각은 우연히 생긴 게 아니다. 숱하게 벌어지는 상황을 목격하면..

연재칼럼 2023.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