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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 아탈을 기른 교실

가브리엘 아탈을 기른 교실 아탈의 정치적 고속 질주 가운데서도 눈길을 끄는 대목은 어려서부터 적극적으로 정치 활동을 펼쳐왔다는 사실이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 정부의 부당한 노동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도했고, 정당에 가입해 활발한 정치 활동을 벌였다. 아탈은 이런 의미에서 프랑스 교육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교실에서부터 민주주의 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나라이기에 ‘경륜 있는 34살 총리’가 가능한 것이다. 수정 2024-01-31 08:44등록 2024-01-31 07:00 물러나는 엘리자베스 보른 프랑스 총리(왼쪽)와 새로 임명된 가브리엘 아탈 총리가 지난 9일(현지시각) 수도 파리에 있는 총리관저에서 이·취임 행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김누리|중앙대 교수(독문학) 최근 프랑스 총리로..

칼럼읽다 2024.01.31

코로나19 시대, 기억하고 남길 것들

코로나19 시대, 기억하고 남길 것들 입력 : 2024.01.28. 20:12 박한희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 변호사 최근 독감에 걸렸다. 약을 먹고 증상은 괜찮아졌지만 타인에게 전파될 위험이 있으니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썼다.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이후 요새는 마스크 없이 지내왔기에 오랜만에 착용한 마스크에 낯섦을 느끼면서도 묘한 마음이 들었다.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하는 것이 당연했던 게 아직도 생생한데, 고작 몇 개월 만에 낯선 기분을 느끼다니.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지난해 5월 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 선포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그에 발맞춰 5월11일 정부는 코로나19 팬데믹 종식 선언을 하고 대부분의 방역조치를 해제했다. 그렇게 ..

칼럼읽다 2024.01.31

사는 것이란

건강검진 받으러 갔다가 주상태 건강검진 받으러 갔는데 한 달 정도는 예약이 끝났다고 한다 삶과 죽음은 멀리 있지 않은데 삶을 챙기는 사람이 많음을 알았다 어떤 이는 돈으로 죽음을 멀리하려 애쓰고 어떤 이는 죽을 때가 되어 삶을 택하는지도 모른다 사는 것도 버거운데 살아있는 것도 서러운데 죽으러 가기 위하여 병원 갈 수 없어서 죽지 않으려고 병원 갈 수 없어서 한 모금 담배 연기로 삶을 버티다가 한 잔 술로 자신을 달래다가 이게 삶이다 이게 죽음이라 말하고는 이슬도 되지 못한 채 우리 곁을 떠나기도 한다. 돈이 없기에 여유를 부리지 못하고 돈 때문에 죽음과 거리 두지도 못하며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 인간이기를 고집하는 내 이웃들은 오늘도 자신의 건강보다 한 끼 식사를 위하여 자존심을 위하여 삶과 죽..

시를쓰다 2024.01.31

싸움

싸움 입력 : 2024.01.29 20:17 수정 : 2024.01.29. 20:18 김상민 기자 종이에 아크릴 (25x37cm) 욕이 막 나옵니다. 운전할 때, 길을 걸을 때, 줄 서서 기다릴 때, 일할 때, 뉴스를 볼 때. 예전에는 마음속으로만 욕을 했는데, 요즘은 무의식 중에 입에서 욕이 튀어나오기도 합니다. 나하고 한번 해보자는 것인지. 왜 자기만 생각하고, 남은 생각하지 않는지? 왜 자기 말만 맞고, 다른 사람의 말은 틀리다고 생각하는지? 왜 자기 자신은 소중하고, 남은 신경도 안 쓰는지? 왜 그렇게 사는지? 이런저런 일들이 생길 때마다 그런 사람들과 실컷 싸우는 상상을 하면서 혼자 마음속으로 주먹과 욕을 퍼부어 봅니다. 나쁜 짓을 하면, 언젠가는 천벌을 받을 거라 하지만, 현실에선 그런 사람들..

칼럼읽다 2024.01.31

바람난 생각

바람난 생각 입력 : 2024.01.30. 20:11 안재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사실상 마음의 주인이다. 그럴 수밖에 없다. 생각이 안에 있지 않고 늘 밖으로 싸돌아다니기를 좋아해서다. 시인 칼리마코스의 노래다. “나의 영혼이 반은 도망쳐버렸다. 나의 영혼이 소년들 가운데 누구에게 갔는지? 소년들이여, 그 도망자를 몰래 숨겨두지 말라고 몇번이고 명령했건만 (…) 변덕스러운 사랑에 눈멀어 지금 어느 하늘 아래에서 헤매고 있는지 나는 알고 있지.” (칼리마코스, 41번) 간결하지만, 촌철살인의 예리함이 돋보이는 노래다. 옳지만 무겁고 억압적으로 다가오는 말들, 진지함, 성실함, 엄중함, 엄격함, 건전함에 맞서 가볍고, 즐겁고, 유쾌하며, 재미있는 노래도 제 역할이 있고, 제 몫이 있음을 노래는 분명하게..

칼럼읽다 2024.01.30

이 칼럼니스트가 논쟁적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

이 칼럼니스트가 논쟁적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유 [서평] 위근우 지음 24.01.25 11:48l최종 업데이트 24.01.25 11:48l 이지애(urban07) ! 이 책 제목이 딱 눈에 띈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정기적으로 뭔가를 써내야 하는 괴로운 내 속마음이 그대로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어떤 사정이길래 그토록 글쓰기가 귀찮은지 궁금했다. 책을 집어 들고 서문을 읽는데 어라? 재밌기까지 하네! 글이 귀찮은 이유는 아무리 잘 쓰려해도 오랜 시간 공을 들여 똥을 빚는 중일 수 있기 때문이라나? 공감의 실소까지 뿜게 했으니 책을 도로 놓을 수가 없다. 집으로 고이 모셔 와 속속들이 읽어 보니 여러 면에서 파격적이라 신선했다. 대개의 글쓰기 책들이 권하는 여러 방법, 필사를 해라, 루틴..

책이야기 2024.01.30

가장 우울한 나라

가장 우울한 나라 입력 : 2024.01.29 19:20 수정 : 2024.01.29. 20:23 이명희 논설위원 작가 겸 크리에이터 마크 맨슨이 지난 22일 유튜브에 올린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나라를 여행하다’라는 제목의 영상. 영상에서 맨슨은 한국인들이 우울함을 느끼는 배경을 신체 건강,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 및 외로움, 수치심 등에서 찾았다. 마크 맨슨 유튜브 채널 갈무리 미국 작가 찰스 부코스키(1920~1994)는 한평생 마음대로 살았다. 주정뱅이, 바람둥이, 노름꾼이었다. 묘비엔 ‘애쓰지 마라’(Don’t Try)라고 새겨넣었다. 그런데도 그는 서점에서 시집이 제일 많이 도난당하는 시인이다. 부코스키는 성공 따위에는 신경을 끄고 살았다. 그에겐 ‘야망 없이 살자는 야망’이 있었다. 야망 없..

칼럼읽다 2024.01.30

태백 가는 길

태백 가는 길 입력 : 2024.01.25 20:10 수정 : 2024.01.25. 20:11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지형이나 고사를 반영하여 지은 지명은 단순한 명사가 아니다. 수많은 선인들의 발자국이 온축되어 있다. 천명을 받아 한생을 꾸렸다가 이제 짐을 벗고 하늘로 돌아가신 분들, 멀리 지구를 굽어보면서 땅의 이름을 등대 삼아 눈에 밟히는 생시의 동네를 헤아리고 계실까. 청량리에서 출발한 무궁화 눈꽃기차는 고을마다 엎드린 역을 차례차례 짚어나간다. 내리는 손님 그만큼, 또 타는 승객 이만큼. 덕소(德沼)와 양정(養正)을 지나더니 금방 은행나무 아래 용문(龍門)이다. 고장의 이름들이 징검다리처럼 하나의 느낌으로 꿰어지고 나는 기꺼이 거기에 사로잡힌다. 순식간에 석불(石佛) 지나 일신이다. 일신우일신이라..

칼럼읽다 2024.01.30

CCTV 예산이 어린이도서관을 잡아먹었다

CCTV 예산이 어린이도서관을 잡아먹었다 수정 2024-01-25 02:31 등록 2024-01-24 15:19 임재성│변호사·사회학자 한국은 폐회로티브이(CCTV)의 나라다. 2002년 서울 강남구에 방범용 시시티브이 5대가 설치된 것이 공공기관 운용 시시티브이의 시작이었다. 5대로 시작한 공공 시시티브이는 불과 20여년 만에 150만대를 넘어섰다. 시시티브이 최대 감시국이라 알려진 중국, 영국에 비견되는 세계 최상위권 수준이다. ‘다른 나라도 다 이렇게 하는 거 아니냐?’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한국의 지독한 시시티브이 선호는 예외적이다. 한국과 비슷한 엄벌주의 형사정책을 시행하는 미국도 이런 정도는 아니다. 뉴욕은 서울 2배 크기이지만 공공 시시티브이 수는 서울보다 적다. 한국은 왜 이렇게 시시티브..

칼럼읽다 2024.0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