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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돌을 지닌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이 돌을 지닌 나는, 어떻게 살 것인가 입력 : 2024.01.23. 20:22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지난해 가을 개봉 소식을 접했을 때만 해도 볼 생각이 없었다. 언제 적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인가 시큰둥했고, 믿지 못할 게 노장의 은퇴 선언이라더니 싶었다. 뒤늦게 극장에 간 것은 은퇴를 번복하며 내놓은 그 복귀작 제목이 임을 알고서였다. 전작을 통틀어 저렇듯 무겁고 직설적인 작명은 못 봤으니까.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있구나 짐작했다. 미처 못한, 기어이 꺼내야 할 이야기가 있나 보다. 동의하든, 반발심이 일든 들어야겠다 생각했다. 그가 만들어온 작품들의 정서적 수혜자로서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대학 시절 첫 축제 기간, 늦은 밤 영화동아리에서 프로젝터와 스크린을 학생회관 앞에 설치하여 를 틀..

칼럼읽다 2024.01.23

대설주의보와 서설

대설주의보와 서설 입력 : 2024.01.23. 20:05 송혁기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눈이 많은 겨울이다. 요 며칠은 한파와 함께 대설주의보, 대설경보까지 내려진 곳도 적지 않다. 눈이 온다고 마냥 즐거워하는 건 아이들과 강아지뿐이라고 했던가. 실외에서 종일 일해야 하는 분들께 눈과 추위는 맞서 견뎌야 할 악조건이다. 내리는 눈을 보며 낭만을 즐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현대를 사는 생활인에게 눈은 출퇴근길을 힘들게 하는 반갑지 않은 손님이다. 조선시대 역시 눈은 발을 묶는 장애물이었지만, 서설(瑞雪)이라는 말처럼 희망을 주는 존재로 여겨졌다. 육출화(六出花), 육각의 결정을 지닌 눈을 꽃에 비유한 표현이다. 눈을 반겼던 까닭이 티끌 가득한 온 세상을 새하얗게 덮어 버리는 순수함 때문만은 아니었다. 납전삼..

칼럼읽다 2024.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