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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공존의 힘으로” 희망 만드는 협업 출판

“연대와 공존의 힘으로” 희망 만드는 협업 출판 10개 출판사 공동기획 ‘너는 나다―십대’ 브랜드 효과 창출해 독자에게 좋은 반응 “서로에게 자극…출판 다양성도 높여” 기자 양선아 수정 2024-01-05 10:13 등록 2024-01-05 05:01 너는 나다-십대 시리즈 세트 ‘청소년을 위한 인권 수업’ 외 6권 보리 포함 10개 출판사 공동기획 l 각 권 1만5000원 “‘밥과 경제’라고 가제를 지었는데 ‘올드’하다고 해서 ‘묻고 따지고 즐기는 경제학’으로 가려고요. ‘묻따즐’ 괜찮지 않나요? 청소년 대상 경제 입문서인데 돈이라는 것이 어떻게 탄생했고,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의 역사와 구조를 실물경제 현상과 연결해 따져보려고 합니다. 중학생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가되 고등학교 저학년까지로 난도를..

책이야기 2024.01.06

똑똑한 개, 멍청한 개는 없다

똑똑한 개, 멍청한 개는 없다 [개를 위한 개에 대한 이야기] 지능을 따지는 것은 인간의 기준일 뿐 24.01.05 20:06l최종 업데이트 24.01.05 20:06l 최민혁(dography) 반려견 훈련사로서 가장 크게 깨달음은 훈련 기술이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들에 있었습니다. 가까이 있지만 잘 알지 못하는 진짜 그들의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기자말] "우와 저런 개 보호자는 얼마나 좋을까? 진짜 편하겠다." TV에서 나오는 인간을 돕는 개들을 보면 사람들이 자주 보이는 반응이다. 산악에 재난 구조자를 발견하는 구조견, 절도 있게 말하는 대로 척척 수행하는 멋진 군견, 공항에서 열심히 폭발물과 마약을 수색하는 탐지견. 이런 일을 하는 동물은 지구상에 개가 거의 유일하다. 잘 훈련 받은 경찰견이 업무..

칼럼읽다 2024.01.06

우리는 날씨의 미래다

우리는 날씨의 미래다 입력 : 2024.01.04 22:11 수정 : 2024.01.04. 22:16 최정화 소설가 2005년 북극 이누이트족의 실라 와트클라우티어는 미국을 상대로 인권침해 진정을 제기했다. “이누이트족의 삶의 방식을 망가뜨리고 경제·사회·문화·건강권을 해치는 기온과 날씨 패턴의 엄청난 변화로부터 보호될 권리, 문화적·경제적 독립성과 북극지방의 야생생물이 의존하고 있는 추위, 얼음, 동토를 지킬 수 있는 권리”를 주창했다. 기후위기로 인한 인권문제를 최초로 공론화한 사건이다. 녹아내린 북극의 빙하 중 4분의 1이 그린란드의 얼음이다. 기원전 2400년부터 이 지역에서 살아온 이누이트족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이글루도 만들 수 없다. 단단하던 얼음이 갈라지자 그 위를 지나 이동해야 하는 일..

칼럼읽다 2024.01.06

온전한 한국어

말글살이 온전한 한국어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무려 2년 전부터였다. 주변 지인들에게 말로만 다짐을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연구 주제가 있다. 안산, 시흥, 포천, 화성, 안성, 거제, 아산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이 사는 도시에서 한국어는 어떤 모습을 띠고 있을까 관찰하는 거였다. 특히 인구 대비 이주민 비율이 가장 높은 충북 음성(16%)을 비롯하여, 경기 안산(14%), 전남 영암(14%)에 가 보고 싶었다. 중국, 베트남, 타이, 필리핀, 우즈베키스탄, 파키스탄에서 온 이주민이 선술집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려면 어쩔 수 없이 한국어를 써야 할 텐데, 그때의 한국어는 어떤 모습일까. 이들 이주민들과 마을에서 함께 살아가는 한국인의 한국어는 어떤 굴곡을 겪고 있을지도 ..

연재칼럼 2024.01.06

당신의 올해 첫 책

당신의 올해 첫 책 입력 : 2024.01.03 22:25 수정 : 2024.01.03. 22:35 인아영 문학평론가 새해 첫날 듣는 음악이 그해 운명을 결정한다는 말이 있다. 우스운 미신이지만, 그저 다가올 해를 잘 가꿔보고 싶은 평범한 소망이기도 할 것이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첫 음악은 이미 들어버렸고 은행에서 제공하는 신년 사주도 왠지 성에 차지 않는다면? 그래서 새로운 삶으로 끌어당기고 싶은 질 좋은 내러티브를 찾는다면? 그렇다면 이제는 새해의 첫 책을 고를 차례다. 음악이라면 새해가 가사를 따라간다고 믿듯 소설이라면 줄거리를 따라간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그렇게 단순히 말할 수는 없다. 범죄 소설을 읽는다 해서 범죄를 옹호하는 게 아니듯, 소설의 내러티브에서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삶의 소스는..

책이야기 2024.01.04

재미있는 부고를 쓰기 위하여

재미있는 부고를 쓰기 위하여 김은형 | 문화부 선임기자 웨스 앤더슨의 기이한 가족영화 ‘로얄 테넌바움’(2001) 마지막 장면에서 심장발작으로 세상을 떠난 로얄 테넌바움의 묘비는 이렇게 새겨졌다. ‘침몰 직전의 전함에서 가족을 구출하려다 비극적으로 전사하다, 로얄 테넌바움(1932~2001)’. 시대로 보나 그의 성정으로 보나 도무지 말이 안되는 문구다. 콩가루 가족이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는 말대로 그의 유언을 쿨하게 들어준 것이다. 새빨간 거짓말이지만 그의 허영심과 가족을 꾸리는 일에 대한 생전의 실패를 드러낸다는 점에서 적절한 부고 한 줄이기도 하다. 월스트리트저널 부고 담당기자가 쓴 ‘그렇게 인생은 이야기가 된다’는 자신의 부고를 직접 써보라고 한다. 물론 로얄 테넌바움처럼 진솔한 거짓말을..

칼럼읽다 2024.01.01

시간 대량 소비 사회

시간 대량 소비 사회 게티이미지뱅크 [크리틱] 임우진 | 프랑스 국립 건축가· 저자 가끔 강연하면서 청중에게 공간과 시간이 뭐냐 물어보면 코웃음과 함께 그것도 모르냐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그런데 이 두 단어를 합해 ‘그럼 시공간을 아느냐’ 질문을 바꾸면 갑자기 조용해진다. 가시적인 공간과 비가시적인 시간을 더하면 개념이 모호해지기 때문이다. 선-면-공간으로 대변되는 1-2-3차원은 직관적으로 이해된다. 그런데 거기에 어디론가 흐르는 시간이라는 차원이 첨가되는, 우리가 실제로 존재하는 4차원 세계는 피상적이다. 마치 선위에 사는 생물 눈에는 점만 보이는 것처럼, 우리는 실제 자신이 존재하는 세상의 차원보다 하나 낮은 차원까지만 인지하고 산다. 시간을 체감하긴 쉽지 않다. 이렇게 보이지 않는 시간을 기록하..

칼럼읽다 2024.01.01

크리스마스가 오면

크리스마스가 오면 이승택, 하천에 떠내려가는 불붙은 화판,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해당 이미지가 초연된 1964년 사진인지는 불분명하다. [크리틱] 강혜승 | 미술사학자·상명대 초빙교수 이상저온이 계속되고 있다는 기사를 봤다. 가을이 가기 전에 기온이 영하권까지 내려가더니 낙엽 위로 첫눈이 내리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진즉에 겨울 점퍼를 꺼내 입었다. 연말의 여유를 찾기엔 이른 감이 있지만, 캐럴을 듣기엔 맞춤으로 춥다. 마침 노트북을 들고 찾은 카페에도 시아(Sia)의 노래 ‘스노우맨’이 흐른다. 날씨의 스산함과 마감 압박을 달래줄 연말 감성의 선곡이다. 언제부터였는지 따져보진 않았지만, 겨울을 맞는 의례 마냥 12월이 되면 캐럴을 플레이리스트에 올린다. 교인도 아니면서. 1960년대 발표된 최인훈의 연..

칼럼읽다 2024.01.01

인생을 멀리서 보는 일

인생을 멀리서 보는 일 입력 : 2023.08.27. 20:16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가족에 관해 말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질문을 던지기 훨씬 전부터 나는 가족 이야기를 쓰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매주 제출했던 수필 원고에도 가족은 어김없이 등장한다. 왜냐고 묻는다면 일단은 나랑 먼 이야기를 지어내는 법을 몰라서였다. 어째서 나 같은 서사는 내 안에 씨앗조차 없는지 한탄스러웠다. 하지만 나를 키운 어른들에겐 재미있는 면이 아주 많았다. 안 쓰기엔 너무 웃겼다. 웃긴 만큼 눈물겹기도 했다. 가까이 사는 이들이 마침 흥미로웠으므로 별수 없이 그들을 보며 받아적었다. 평이했던 문장(우리 엄마는 털털하다)에 시간이 흐르면서 유머와 거리감이 생겼고(퇴근한 복희는 자신이 하루 종일 신었..

칼럼읽다 2024.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