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개역에서 주상태 찢어지는 라디오 소리가 고물을 잔뜩 실은 하루 모아 하루 버티는 폐휴지 할아버지를 부르고 있다 코뱅맹이 소리로 앵앵거리는 아나운서는 삶과 무관한 뉴스를 흘리고 있다 버스는 사람들을 한 덩이 뱉어내고 휴식을 취하고 지하철로 올라가는 삶이 바쁜 에스컬레이트는 쉼없는 펌프질로 사람들을 실어 나르고 가쁜 숨을 몰아 쉰다 부개역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지루한 시간 세상은 바쁘기만 하다 한 푼 돈이 아쉬워 각박해진 세상 두 푼 버는 죄로 주저하다가 거칠어지다가 투박해진 삶은 에스컬레이트에 오르지 못하고 쓰레기통 휴지도 되지 못하고 고물상 폐휴지로 담기지도 못하면서 잔뜩 머금은 바람에 날리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