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되비추는 예술의 힘 [크리틱] 권성우 | 숙명여대 교수·문학평론가 12월의 첫 주말, 저녁 산책을 하며 한해를 되돌아보니 무엇보다 대립과 증오로 넘친 1년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지구촌 두곳에서는 극심한 증오로 인한 전쟁과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또 전쟁은 아니더라도 세계 곳곳에서 문화전쟁에 가까운 서로에 대한 대립과 갈등이 커진 느낌이다. 특히 한국사회는 사회집단 간 갈등에서 유래하는 문화전쟁이 세계에서 가장 극심한 곳이다. 서로 다른 생각과 감성, 세계관을 지닌 사람들이 살아가는 사회에서 갈등과 분쟁이 없을 수는 없다. 문제는 그 대립이 격화되어 사회의 생산적 동력과 미래에 대한 희망마저 갉아먹는 수준에 이르고 있다는 점이다. 타자에 대한 증오와 오해에서 비롯되는 미움의 정서, 그로 인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