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 없이는 사랑도 없다 입력 : 2023.09.24. 20:15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내가 자주 속아 넘어가는 표현이 몇 가지 있다. 아름다움, 너그러움, 산뜻함, 용기 같은 단어들. 아주 소중한 말이지만 갈등을 서둘러 봉합하기 쉬운 말이기도 하다. 여러 사정을 들어볼수록, 세상과 치열하게 접촉할수록 남발하기가 어려워지고 만다. 그런 표현 중 제일은 사랑일 것이다. 전에는 사랑을 말하기 위해 사랑스러운 단어를 동원했다. 지금은 다른 게 필요하다고 느낀다. 그건 언뜻 보면 사랑의 반대편에 있는 듯한 단어들이다. 정혜윤의 소설 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어떤 사랑은 이 세상의 많은 일들에 반대하게 만들어. 반대하는 힘이 한 사람의 진짜 힘이야. 너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나는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