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의 낙타 입력 : 2023.12.14. 20:45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희붐한 햇살이 창문을 두드릴 때 배낭을 꾸려 청계산을 오른다. 식물탐사대의 송년 번개모임. 헐떡헐떡 순한 짐승처럼 정상 근처 돌문바위를 지나다가 아이쿠, 낙타를 만났다. 산중 가게 좌판에 몽골 낙타털 양말이 진열되어 있지 않겠는가. 발목 근처에 낙타가 선명했다. 그 어디에 있든 낙타는 힘이 세다. 상표와 로고만으로 자꾸 저를 생각나게 했다. 아침의 기립부터 지금의 융기까지, 오늘의 내 행각이 아연 낙타와 엮이기 시작했다. 맞춤하게 떠오른 한 편의 시. “낙타 타고 가리라, 저승길은/ 별과 달과 해와/ 모래밖에 본 일이 없는 낙타를 타고.” 툭 던지는 저 첫마디가 참으로 아득하다. 그래, 오늘 나도 신분당선 전철을 타고 저승 근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