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연어의 죽음 입력 : 2024.02.07. 19:53 이은희 과학저술가 드넓은 바닷속을 헤엄치며 살아가는 연어들에게는 일생에 한 번 운명의 스위치가 켜진다. 바로 자손의 번식이라는 유전자의 절대 명제에 따라, 알을 품고 태어난 고향 개울을 찾아 회귀하라는 본능의 스위치다. 한 번 켜진 스위치는 절대로 꺼지는 법이 없다. 바다에서 강의 상류에 이르는 머나먼 여정도, 세차게 흐르는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고생길도, 그 길목에서 자신들을 노리고 있을 포식자에 대한 공포까지도 이들의 회귀 본능을 꺾지는 못한다. 이처럼 험난한 귀향길을 헤치고 고향에 도착할 즈음이면, 같이 출발했던 동료들 중 태반은 목숨을 잃었고 간신히 도착한 이들도 상처투성이에 기진맥진한 상태이다. 이들은 마지막 힘을 짜내 강바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