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생각을 멈추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입력 : 2024.03.12 21:59 수정 : 2024.03.12. 22:05 안재원 서울대 인문학연구원 교수 말이 난무하는 시기이다. 한편으로 특정 경험, 특정 정보, 특정 이념, 특정 세력, 특정 정파, 특정 이해관계에 사로잡힌 행태인 ‘반지성주의’가 사람들을 ‘내 편과 네 편’으로 나누어 놓고, 다른 한편으로 소위 진영론과 음모론이 결합하여 사람들을 유혹하고 강요하는 시기이다. 이런 시기에는 헬레니즘 철학자들이 권했던 ‘판단 중지(epoche)’도 도움이 된다. 가끔은 판단을 멈추는 것도 정신건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판단 중지’란 헬레니즘 시대에 유행했던 회의주의 철학의 핵심적인 수행 방식이었다. 하지만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훈련을 요구하기에 쉬운 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