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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이선균’의 죽음

‘톱스타 이선균’의 죽음 입력 : 2023.12.28 19:07 수정 : 2023.12.28. 22:15 차준철 논설위원 지난 27일 사망한 배우 이선균씨의 빈소가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사진공동취재단 영화 에 출연한 유명 배우 이선균씨(48)가 지난 27일 숨진 채 발견됐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두 달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그동안 혐의를 부인하며 억울함을 호소해온 이씨는 집에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톱스타급 연예인이 범죄 연루 의혹에 시달리다 사망한 이 사건을 두고 경찰의 무분별한 피의사실 공표와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확인되지 않은 풍설과 사생활까지 선정적으로 확대·재생산하고 퍼뜨린 일부 언론·유튜버 행태도 비극을 초래한 책임을..

칼럼읽다 2023.12.29

대화 녹음, 이렇게 하면 불법입니다

대화 녹음, 이렇게 하면 불법입니다 나-타인 통화녹음은 법 위반 아냐... 타인간 대화는 동의 필요 23.12.29 09:38l최종 업데이트 23.12.29 10:47l 용인시민신문 이은정(yongin21) 의뢰인의 주장이 아무리 진실에 부합한 것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전혀 없다면 패소를 면치 못합니다. 그렇기에 변호사로서 의뢰인과 상담할 때에는 사실관계를 파악함과 동시에 의뢰인의 입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증거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증거가 부족한 경우라면 법적 조치를 취하기 전에 미리 증거를 수집하도록 권유하곤 합니다. 그때 녹음을 활용해보는 것을 고려하게 되는데,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이 법에 위반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은 '누구든지..

기사읽다 2023.12.29

[말글살이] 여보세요?

[말글살이] 여보세요? 게티이미지뱅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휴대전화는 예전엔 안 하던 고민을 하게 만든다. 유선전화는 누구 전화인지 알고 싶으면 무조건 받아야 했다. 하지만 휴대전화는 액정화면에 ‘아는 사람’과 ‘모르는 번호’를 또렷이 구분해 보여준다. 모르는 번호면, 모르는 사람일 텐데…. 받을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 대부분 보험 가입을 권하는 광고전화. 목화솜이불을 닮은 나는 전화를 끊지 못해 계속 들어주다 미안함만 쌓인다. 그렇긴 하지만, 모르는 번호로 걸려 온 전화가 광고전화라는 걸 언제 아는가? 생각보다 빠르다. 딱 첫마디! 두번째도 아닌 첫번째. 당신도 마찬가지일 테지. 광고전화는 “여보세요?”라는 말에 “반갑습니다, 고객님!”, “안녕하세요, ○○○ 고객님 맞으신가..

연재칼럼 2023.12.29

[말글살이] 맛을 보다

[말글살이] 맛을 보다 게티이미지뱅크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인간은 몇가지 감각기관으로 이 세계의 존재를 알아차린다. 오감으로 불리는 눈, 귀, 코, 혀, 몸을 통해 형태, 소리, 냄새, 맛, 촉감을 알아차린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코로 맡고, 혀로 핥고, 몸으로 느낀다. 잠깐만 생각해 봐도, 오감 중 어느 하나만으로 존재를 알아차리는 경우는 드물다. 여러 감각을 동시에 동원한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사람을 눈으로 보지만, 그와 동시에 그 사람이 문을 열며 내는 소리를 듣고, 그가 몰고 온 향취를 맡고, 옅은 바람의 진동도 함께 느낀다. 그런데도 인간의 말은 단순하다. 말은 감각을 선택적으로 표현한다. 여러 감각이 함께 작동하는데도 어느 한 감각만을 대표로 삼아 표현한다...

연재칼럼 2023.12.29

미안해하는 사람

미안해하는 사람 입력 : 2023.12.27 22:28 수정 : 2023.12.28. 09:52 오은 시인 세밑에 고병권의 산문집 (사계절, 2023)을 읽었다.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책이었다. 첫 번째 사람이 도와달라며 손을 내밀 때 소매가 잡히는 자리에 두 번째 사람이 있고, 그 두 사람을 묵묵히 지켜보는 세 번째 사람이 있다. 저자는 세 번째 자리에 서서 이 사람들을 기록한다. 아프고 미안한 사람, 보이지 않는 사람, 포획된 사람, 함께 남은 사람, 싸우는 사람, 연대하는 사람을. 이 사람들의 공통점은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목소리가 작아서가 아니다. 다른 이들이 들으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부러 귀를 기울여야만, 듣겠다고 작정해야만 들리는 목소리다. 책에 실려 있는 글 ‘..

칼럼읽다 2023.12.29

당신이 동시대인이라는 영광

당신이 동시대인이라는 영광 입력 : 2023.11.05 20:27 수정 : 2023.11.07. 16:13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거대한 동시대인’이라는 말을 만지작거린다. 마거릿 애트우드의 책 에서 발견한 표현이다. 이 책에는 시몬 드 보부아르에 관한 글이 실려 있는데 애트우드가 거장일 때 쓴 원고인데도 보부아르를 향한 흥분감이 역력하다. 오래전 토론토에서 대학을 다니던 젊은 애트우드에게 프랑스 실존주의자들은 숭배의 대상이었다. 카뮈와 베케트와 사르트르 같은 명사들 사이에서 여자는 딱 한 사람 뿐이었고 그게 보부아르였으니 그에 대한 애트우드의 선망을 쉬이 짐작할 수 있다. 스무 살의 애트우드는 생각했다. “초특급 지성들이 모인 파리의 올림포스 산에서 한자리를 차지한 여성. 그녀..

책이야기 2023.12.26

그리움으로 해내는 일들

그리움으로 해내는 일들 입력 : 2023.07.03. 03:00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이 나라에서 내가 배우는 것 중 하나는 이런 것이다. 사람들이 그리움으로 무얼 하는지. 다시 만날 수 없는 이를 가슴에 품은 채 어떻게 움직이는지. 사랑하는 친구가 크게 다쳤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이미 수술실에 들어간 터라 친구 휴대폰의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 전화기가 켜지기만을 기다리며 친구의 부드러운 밤색 피부를 떠올렸다. 뒷산을 성큼성큼 오르는 두 다리와 자주 엉키는 머리카락과 툭 치면 흘러나오는 숱한 문장들도 떠올렸다. 그는 아주 많은 책을 외우고 있었다. 친구의 사라짐은 도서관의 사라짐이고 어떤 대화의 멸종이고 다시는 만질 수 없는 살갗일 것이었다. 며칠 만에 다시 휴대폰이 울렸다...

칼럼읽다 2023.12.26

대자보까지 붙은 '서울의봄', 2030들 이래서 봤답니다

대자보까지 붙은 '서울의봄', 2030들 이래서 봤답니다 한겨울 몰아치는 이 영화 열풍... 관람 이유를 지인들에게 물어봤습니다 23.12.24 10:37l최종 업데이트 23.12.24 10:37l 황은비(esther6859) 내가 영화관에 가서 본 가장 최신 영화가 뭐였더라. 겨울왕국2였던가. 영화 표 값이 오르고, 영화관을 대신할 수 있는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잇따르면서 자연스레 나는 내 방 '방구석 영화관'에 눌러앉게 되었다. 그런데 지난 주 외출하고 돌아온 동생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누나, '서울의 봄' 봤어?" "아니?" "꼭 봐. (영화관에) 가서 봐." 웬 영화관? 갑자기? 하는 생각보다 평소 역사 이야기엔 큰 흥미를 보이지 않았던 동생이 내게 그 영화..

칼럼읽다 2023.12.25

일생의 공부

일생의 공부 입력 : 2023.05.15 03:00 수정 : 2023.05.15. 03:02 조광희 변호사 모 교수님의 라는 책을 얼마 전에 읽었다. 도움이 될 내용이 많았지만, 나보다는 본격적으로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책이었다. 지난주에는 어느 작가가 나이 들어서도 열심히 독서하자는 칼럼을 모 매체에 실었다. 충분히 쓸 수 있는 글인데도, 공감과 반대로 나뉘어 SNS가 소란스러웠다. 덕분에 공부에 대해 생각해 본다. 업무상 전문분야를 천착하는 것 말고, 나이 들어서도 계속 공부한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공부의 대명사는 독서인데, 책은 버림받고 있다. 나만 해도 제대로 읽는 책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 읽겠다고 제목을 메모하거나 손에 넣은 책은 많지만, 정독한 책은 드물다. 대개 발췌독을 하게 된다. 우선..

칼럼읽다 2023.12.25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서울의 봄’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영화 ‘서울의 봄’ 입력 : 2023.12.03. 20:30 조광희 변호사 입을 모아 한국 영화의 침체를 걱정하는 시절이다. 아니, 걱정하는 수준을 넘어 이미 궤멸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영화 투자는 개점휴업 상태다. 제법 잘 만들었다는 작품들도 개봉하자마자 씁쓸하게 퇴장하는 일이 반복된다. 이 와중에 김성수 감독의 영화 이 개봉했다. 여느 영화들처럼 이미 제작했으니 개봉을 안 할 수는 없고, 의례적인 과정을 거쳐 사라지려니 했다. 그런데 호평이 계속 들려오자 극장에 안 갈 수 없었다. 관객의 성향과 취향에 따라 이견이 없을 수는 없겠지만, 의미도 잡고 재미도 잡은 보기 드문 수작이다. 1979년에 발생한 12·12 군사반란을 정면으로 다룬 이 영화는 리얼하다. 마치 내가 반란군 ..

칼럼읽다 2023.1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