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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 시가 되라

이 책은 내가 혼자 지은 첫 단행본이다. 첫 책이다.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른다. 어쩌면 책과 함께 한 내 삶의 첫출발이기도 하다. 북미도서관을 다녀와서 책을 낸 2권의 책과 함께 나의 책이 나온 것이다. 그때 기억으로 백화현 샘이 나를 위하여 케이크까지 준비해주셨다. 정말 고마웠다. 북미도서관 관련책은 함께 쓴 책이지만 이 책은 남달랐다. 이후 ~~ 아직도 이 책으로 시관련 강의를 좀 다니기도 했다. 작년까지는 올해는 아직 2012년도는 그렇게 특별했다.

책을쓰다 2022.02.04

혜성을 피하는 방법

혜성을 피하는 방법 전치형 | 카이스트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과학잡지 편집주간 우리에게는 위기를 위기로 받아들이자는 과학도 있고 위기는 기회라고 주장하는 과학도 있다. 우리가 영화에서처럼 하늘을 쳐다보지 말라는 정도의 대통령을 만나게 될 일은 없겠지만, 그가 다가오는 혜성에 대해 무엇을 바탕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가늠해보는 것은 과학계 안팎의 모두에게 중요하다. 얼마 전 극장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화 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제발 과학자의 말을 좀 들어라”, “제발 과학을 좀 존중했으면” 같은 반응이 많았다. 수킬로미터 크기의 혜성이 지구를 향해 다가오고 있으며 6개월 후면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천문학자들의 말을 대통령과 미디어가 무시하고 축소하고 왜곡하는 모습이 웃기면서도 답답하게 그려졌..

칼럼읽다 2022.02.04

'귀가 순하다'는 것

‘귀가 순하다’는 것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 올해 만 예순 살이 된다.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환갑잔치를 열었지만, 수명이 길어지고 사람들이 점점 젊어지면서 이제는 거의 사라진 풍습이 되었다. 그렇긴 해도 앞자리가 6으로 바뀌는 소감은 각별하다. 아무리 장수한다 해도 살아갈 날이 살아온 날보다는 짧다는 사실, 그리고 5년 후에 법적으로 노인이 되는 현실이 새삼스럽게 느껴진다. 생애의 중요한 전환점을 통과하면서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나는 지금 어디에 서 있고 어디로 향해 가는가. 노년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에서 공자는 나이에 따른 인생의 과업을 설파하면서 60세를 ‘이순(耳順)’의 시기라고 했다. 왜 귀에 주목했을까. 귀는 대다수 동물에게 육체적 생존은 물론 사회생활에서도 핵심적인 감각기관이다...

칼럼읽다 2022.02.04

‘사회적 젊음’의 정치

‘사회적 젊음’의 정치 김월회 서울대 중어중문학과 교수 곳곳에서 청년, 청년 한다. 언론에선 ‘이대남’, ‘이대녀’가 연신 운위된다. 2030세대의 표심이 대통령 당선을 좌우한다며 시끌시끌하다. 마치 청년의 전성시대인 양 싶다. 물론 그게 아님은 온 우주가 알고 있다. 호명하는 이들이 행세하는 무리일 수는 있어도 잇따라 호명된다 하여 잘나가는 건 분명 아니다. 그러나 어떤 상황이든 청년을 품음은 정치의 근간이 되어야 한다. 청년 정치가 상수여야 한다는 얘기다. 청년을 품음은 젊음을 품는다는 것이고, 젊음을 품음은 미래를 품는다는 것이다. 이는 젊음이 미래를 빚어내는 힘이자 원천이라는 의미다. 청년을 품는다고 함은 이러한 젊음을 품는다는 뜻이고, 이것이 청년 정치의 참된 실상이다. 이러한 젊음은 나이와 무..

칼럼읽다 2022.02.04

[양희은의 어떤 날] 2021년이 선물해준 소중한 시간

[양희은의 어떤 날] 2021년이 선물해준 소중한 시간 양희은 ㅣ 가수 크리스마스 언저리까지 우리 집은 엄마의 기운이 되살아나기를 기다리며 조심스러웠다. 3차 백신 접종을 모시고 가서 같이 맞았는데 나는 팔뚝이 좀 무지근하고 잠이 와서 잘 쉬었고, 엄마는 어지럽다고 토하며 기운이 빠져서 한걸음 내딛기도 힘겨워하시다가 아예 누워서 운신을 못하셨다. 게다가 이럴 때는 없던 일이 몰리면서 이른 아침에 나와 밤중에야 돌아오니까 잠실 사는 막내가 일산까지 오가며 곁에서 식사수발을 들었다. 희경과 나는 국이 식지 않을 정도가 아니라 국이 뜨거워서 식기를 기다릴 정도의 거리에 사니까 서로 비켜 가며 잘 맞출 수도 있건만 둘 다 새벽부터 밤까지의 일정이면 남편이 당번이 된다. 고령자 셋이 사는 우리 집은 심지어 먼저 ..

칼럼읽다 2022.02.04

[강재훈의 살핌] 첫봄

[강재훈의 살핌] 첫봄 입춘, 봄을 빚느라 겨우내 쉬지 않았을 개나리의 노고가 빛나는 아침. 겨울눈 중에서도 가장 실하고 튼튼한 꽃망울이 앞장섰으리라. 리더란 이래야 한다고, 아직은 겨울이 가득한 엄동설한 속 입춘임에도 불구하고 봄을 봄답게 하겠노라며 얼어 죽기를 각오한 개화. 오늘은 비록 혼자일지라도 온 세상 봄이 가득한 날의 노란 풍경을 꿈꾸는 리더의 몸짓이겠지. 사진가

사진놀이 2022.02.04

책 읽기를 부르는 책 읽기

책 읽기를 부르는 책 읽기 박태근 위즈덤하우스 편집본부장 새해 목표와는 거리가 먼 삶이라 요즘에는 어떤 이야기가 자주 오르내리는지 모르겠으나, 역시 빠지지 않는 주제는 독서 아닐까 싶다. 하루에 30분 읽기라든지 1년에 100권 읽기처럼 달성 여부를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는 기준을 세우기도 하고, 한 달에 한 명의 저자를 정해 작품을 집중해서 읽는다든지 특정 시리즈를 독파하는 방식의 계획도 익숙하다. 주변에는 독서보다는 책 구매를 다짐하는 경우가 잦은데, 워낙 많은 책을 사느라 읽어내지도 못하고 쌓인 책을 쳐다보며 “올해에는 작년보다 덜 사야지”라고 마음을 먹는 상황인데, 성공 사례가 드문 걸 보면 역시 방향을 돌려 더 열심히 많이 읽는 쪽으로 향하는 게 온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독서 목표로 다시 ..

책이야기 2022.02.04

[말글살이] 인과와 편향

[말글살이] 인과와 편향 김진해 | 한겨레말글연구소 연구위원·경희대 교수 사람들은 어떤 일이 벌어지면 자꾸 그 원인을 따지는 버릇이 있다. 국이 짜면 ‘국이 짜구나’라 안 하고 소금을 너무 많이 쳤나 보군, 눈이 작으면 ‘눈이 작구나’라 하지 않고 다 아빠 때문이라 한다. 재판은 원인 찾기 경연장이다. 원인은 무한하다. 당구공을 구르게 한 건 큐대이지만 팔근육을 앞뒤로 움직이지 않았다면 큐대가 공을 칠 수 없었을 것이다. 팔은 뇌의 명령에 따라 움직였을 테고. 대뇌피질을 움직이게 한 건 뭘꼬? ‘쌀 한 톨에 우주가 담겨 있다’는 얘기도 존재에 연관된 수많은 원인과 조건을 말하는 거겠지. 원인 찾기에는 사회 문화와 정치 성향이 반영된다. 보통은 개인과 환경 중 하나에 몰아주기를 한다. 폭식의 원인은 운동은..

연재칼럼 2022.02.04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부끄러움을 아는 사람이고 싶다 선우현정 | 임상심리전문가 정신건강임상심리사 친구는 소심한 자신이 싫다고 했다. 자신에게 차갑게 대하는 직장 상사 때문에 늘 고민이 많았는데, 그가 미워 꼴도 보기 싫다가도 혹여 사람을 이렇게 미워해도 되는지 고민하게 되는 자신이 싫다고 했다. 얼마 전에는 미용실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억울한 마음에 한마디 했다가, 한 번 참으면 될 일을 괜히 크게 만든 거 같다고 고민하면서 스스로를 또 소심하다고 했다. 요즘에는 소신 있게 행동하는 사람이 높은 평가를 받는 것 같다. 어중간하고 모호한 태도를 취하기보다 자신이 지니고 있는 생각과 철학을 주장하며 원하는 것을 취하는 사람 말이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하나의 진리만 주장하며 자신의 생각을 관철시키려 한다. 그들을 보며 나는 궁..

칼럼읽다 2022.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