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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목요일 20명의 '사람책'을 읽습니다, 재밌습니다

매주 목요일 20명의 '사람책'을 읽습니다, 재밌습니다 나의 슬기로운 노인복지관 생활, 글쓰기 수업... 어르신들이 쓴 글은 곧 책 한 권 24.04.22 11:34l최종 업데이트 24.04.22 11:37l 유영숙(yy1010) 매주 목요일에는 노인복지관 평생 교육프로그램으로 글쓰기 수업에 참여한다. 3월 초부터 다녔으니 거의 두 달이 다 되었다. 우리 반은 글쓰기 중급반으로 기초반을 1, 2년 수강하신 분들이다. 나는 시인으로도 등단했고 꾸준하게 글을 쓰고 있어서 기초반을 건너뛰고 중급반을 신청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 수강생이 20명이다. 70세가 가장 많고 60대와 80대는 3~4명 정도 있다. 70대 부부가 함께 수강하는 분도 두 팀이다. 부부 수강생은 같이 앉기도 하고 따로 떨어져서 앉기도 하는..

책이야기 2024.04.23

부자가 되면 안 되는 까닭

부자가 되면 안 되는 까닭 입력 : 2024.04.21 21:44 수정 : 2024.04.21. 21:47 서정홍 산골 농부 아내와 나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부터 식구회의를 열었다. 영화를 보러 갈 때도, 여행을 갈 때도, 용돈을 올려줄 때도, 옷이나 신발을 살 때도, 학원과 학교를 선택할 때도, 어떤 일이든 식구회의를 열어 결정했다. 지금은 그 아이들이 다 자라 혼인을 하고 자식을 낳고 산다. 그때나 지금이나 우리 식구들은 만나기만 하면 식구회의를 연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살아갈 이야기도 나눈다. 그리고 서로 덕담을 나누기도 한다. 나는 식구회의 때, 자식들에게 한평생 소박하고 가난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끔 한다. 이오덕 선생님 말씀처럼, 가난해야 물건을 귀하게 쓰고, ..

칼럼읽다 2024.04.22

오늘 인스타그램을 시작하다

오늘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 간단한 사진으로 나를 이야기하는 것. 이건 나를 위한 글쓰기와 연동해보자는 뜻이다. 지금 쓰고 있는 소설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내가 만들고 있는 추억책장을 더욱 따뜻하게 보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폰이 심심하지 않을 듯. 카톡방에 사진 올리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과 추억을 공유하기를. 8장 사진을 올려보았다. 보이스카우트를 중심으로. 2024. 4. 21 오후 9시경

하루하루 2024.04.21

헤어진 뒤에 진짜 만남이 시작된다면

헤어진 뒤에 진짜 만남이 시작된다면 입력 : 2024.04.21 21:38 수정 : 2024.04.21. 21:41 이슬아 ‘일간 이슬아’ 발행인·헤엄출판사 대표 이별에 관해 생각하고 있다. 대개의 이야기는 모험을 떠나며 시작되지만 은 독특하게도 모험이 끝난 직후에 시작되는 애니메이션이다. 십 년간 세상을 떠돌며 함께한 네 명의 일행. 그 어렵다는 마왕 퇴치까지 완수했으므로 이들은 뿔뿔이 흩어지기로 한다. 이별에 가장 동요하지 않는 자는 주인공인 프리렌이다. 그의 동요 없음은 긴 수명과 관련이 있다. 그는 엘프라서 천 년 넘게 산다. 십 년의 여행쯤은 무수한 찰나 중 하나일 뿐이다. 프리렌에게 ‘어떤 마을을 느긋하게 둘러본다’는 개념은 수십 년 단위의 시간을 의미한다. 백 년을 빈둥거린다 해도 큰 상관 ..

칼럼읽다 2024.04.21

오래 들여다본다는 것

오래 들여다본다는 것 입력 : 2024.04.18 20:44 수정 : 2024.04.18. 20:45 김해자 시인 바이칼호수 푸른 눈가에서 태어났다 태극 무늬 두르고 먼 하늘 날아왔다 시베리아 몽고 지나 만리 길 날갯짓 소리 들으며 서로의 울음소리 들으며 날면서 합류하고 날수록 무리가 커졌다 맨몸으로 왔다 공중에 매달려 왔다 작아서 모였다 추울수록 날았다 떼 지어 춤추고 떼로 울면서, 가창오리는 야간조 노을빛 이고 밥 벌러 간다 어두워야 난다 배고파서 오른다 원이 춤춘다 공이 날아가고 물폭탄이 쏟아진다 날개 파닥이는 자리마다 탱크 소리, 서로 상하지 않는다 부딪치지 않는다 춤꾼이자 소리꾼 가창오리는 노래가 춤이고 울음이 노래, 어두울 무렵 기지개를 켠다 외따로들 앉아 있던 가창오리들이 물 박차고 치솟는다..

책이야기 2024.04.21

십 년째 오는 봄비

십 년째 오는 봄비 입력 : 2024.04.18 20:46 수정 : 2024.04.18. 20:56 이갑수 궁리출판 대표 비는 신비한 물질이다. 저 창공에 얼마나 깊은 우물이 있어 이 포근한 공중에서 느닷없이 물이 떨어지는가. 비가 와도 아무도 놀라지 않는다는 사실이 퍽 놀랍기도 하다. 비는 누구에게만 오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온다. 사물을 적실 뿐 아니라 사람을 촉촉하게 만든다. 우수 지나 곡우 근처, 이즈음에는 물이 많이 필요하다. 비는 와야 하는 것. 비가 온다. 놀라움이 오고 있다. 봄비 내린다. 비는 하늘에서 온다. 비에는 많은 성분이 들어 있다. 비는 천하에 골고루 내리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특별하게 안긴다. 오늘 오는 비는 그야말로 십 년째 매해 오는 비. 사월에 찾아오는 비는 하늘이 흘리는..

칼럼읽다 2024.04.20

‘자두청년’을 떠나보내며

‘자두청년’을 떠나보내며 입력 : 2024.04.18 20:49 수정 : 2024.04.18. 20:57 정은정 농촌사회학 연구자 설날이 지나자마자 농촌의 청년 활동가에게서 무거운 연락을 받았다. 청년 귀농귀촌 1번지로 알려진 의성군으로 귀농해 자두 농사를 지으며 ‘자두청년’이자 ‘로컬크리에이터’로 살았던 청년 농민이 스스로 목숨을 버렸고, 뇌사 상태라는 소식이었다. 고인의 유서에는 농촌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청년단체의 수장으로부터 물질적, 정신적으로 당한 착취에 대한 처절한 고발이 적혀 있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는 사실무근이라 반발하지만 조만간 수사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농촌에 살러 들어간 청년들은 이런 일이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고들 입을 모았다. 알려지지 않은 사건사고도 많고, 좁..

칼럼읽다 2024.04.19

혼자 쓰는 당신, 오마이뉴스에 글 한 번 보내보세요

혼자 쓰는 당신, 오마이뉴스에 글 한 번 보내보세요 내 글이 널리 읽히는 기쁨... 함께 기사 쓰고 읽는 즐거움 나누고 싶습니다 24.04.16 18:28l 최종 업데이트 24.04.16 18:35l 차현정(chjv2000) "현정님, 시민 기자로 활동해 보는 게 어때요?" 오랜 지인 언니의 권유였다. 언니는 성 관련 칼럼을 오마이뉴스에 연재하다 책까지 낸 사람이다. 하지만 그땐 그 제안을 귓등으로 넘겼다. 그러다 최근 '같이 써요, 책' 모임에 속해 글쓰기를 하게 되었다. 매일 이런저런 주제로 글을 올리던 중 멤버 중 한 분이 내게 또 오마이뉴스에 글을 기고해 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했다. 이번에는 '그럼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그 길로 시민기자로 등록했다. 오마이뉴스에 보낸 첫..

책이야기 2024.04.18

춘곤증

춘곤증 입력 : 2024.04.17 21:59 수정 : 2024.04.17. 22:03 임의진 시인 대구사람들은 게으름뱅이를 ‘겔배이’라 한다지. 그곳 변두리가 고향인 후배를 엄마가 ‘겔배이 지지바’라 부른대. 잠꾸러기는 ‘자부래비’, 연결하면 ‘겔배이 자부래비 지지바’. 엄마랑 둘이 사는 그녀가 노상 얻어 듣는 소리란다. ‘오라바이~’ 엥기며 애교를 뿌리면 쬐끔 귀엽다. 수치는 잠깐이요 이익은 영원해. 땅에 떨어진 동전을 줍는 심정으로, 최근 쪽팔리는 일을 계획했다가 그냥 그만뒀다. 그래 밥은 내가 사고 커피는 그 친구가 사는 것으로 쫑파티. 이후 춘곤증을 견뎌보려 커피에 샷을 추가. 봄날 점심을 먹고 나면 춘곤증이 덮친다. 하품이 연방 쏟아져. 고 향 마을에선 ‘부슴방’이라 아랫목을 그리 불렀다. 한..

카테고리 없음 2024.04.18

지금 머무는 그곳에

지금 머무는 그곳에 입력 : 2024.04.16 21:49 수정 : 2024.04.16. 21:50 이소영 제주대 사회교육과 교수 이따금 주변에 안부를 전할 때면 제주에 사니까 어떤지 질문받곤 한다. 부럽다고 했고, 타지에서 홀로 살아가는 선택이 용기 있다고도 했다. 그럴 때면 어떻게 답해야 맞을지 고민되었다. 로스쿨 제도의 도입 이래 신규 교원 임용공고가 거의 나지 않아 온 세부 전공을 가진 난 안정적으로 공부하고 가르칠 수 있다면 그곳이 어디든 사실 다 좋았다. 도심 한복판이나 산골, 혹은 강가나 항구였어도 마찬가지로 기뻐하며 갔을 것이다. 그건 생계의 문제였지 선택이나 용기의 문제가 아니었다. 간절했던 대상은 거주 조건보다는 일할 자리였다. 지역의 숨은 명소를 추천해달라 청할 때도 답하기 쉽지 않았..

칼럼읽다 2024.04.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