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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두 얼굴

봄의 두 얼굴 입력 : 2024.03.12. 22:05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봄은 쉽지 않다. 시인 엘리옷이 말한 대로 봄은 잔인함의 연속이다. 봄은 학기나 업무가 시작됨으로 인해 적응 스트레스가 폭증하는 시기이다. 새로운 사회 활동으로 인해 상처도 더 받고 힘든 경험도 늘어난다. 봄날에 개최되는 온갖 가족행사들은 상대적 박탈감과 사회적 수치심을 극도에 달하게 한다. 행복한 사람은 행복을 확인하는 반면 불행한 사람은 더 크게 자신의 불행을 보아야 한다. 그래서 봄은 두 얼굴의 계절이다. 이 두 얼굴의 잔혹함은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을 제외하고, 자살률이 가장 높은 달은 2021년 3월, 2022년 4월, 2023년 5월이었다. 봄자살 예방이 정말 중요한..

칼럼읽다 2024.03.18

필기체의 죽음과 부활 [크리틱]

필기체의 죽음과 부활 [크리틱] 수정 2024-03-13 19:03 등록 2024-03-13 18:19 김영준 | 전 열린책들 편집이사 도스토옙스키, ‘악령’ 초고(1870~1871). 위키미디어 코먼스 “디콘은 인쇄체밖에 읽을 줄 몰라요.” 아동 문학의 고전인 ‘비밀의 정원’(1911)에서 한 등장인물이 냉담하게 말한다. 줄거리는 생각나지 않는데 왠지 저 대사는 기억에 남아 있다. 디콘은 일종의 필수 요소인 ‘야생의 소년’이다. 필기체를 못 읽는 건 학교에 간 적이 없기 때문이다. 주인공 여자아이는 그렇다면 디콘이 알아볼 수 있게 인쇄체로 편지를 써보겠다고 말한다. “그래 본 적은 없지만 가능은 할 것 같다”면서 말이다. 필기체가 기본값이고 인쇄체가 예외인 세상. 판타지 소설의 설정처럼 느껴진다. 이게..

칼럼읽다 2024.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