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왔다…서점서 빌려 한 장씩 헝겊 대며 읽던 순간 이광이 잡념잡상 _01 시인 서정춘의 100년을 달리는 푸른 기차 수정 2024-03-27 09:32 등록 2024-03-27 09:00 일러스트레이션 유아영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 한편이 스물한자다. 읽다가 ‘소식’ 하고 끝나버리니, 걷다가 길이 끊긴 듯, 몸이 앞으로 기우뚱한다. 입에서는 못 빠져나간 바람이 한숨이 되어 새어 나온다. 그 소식 이후에 다른 소식은 없었는지 늘 궁금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동구에서 띄우던 연줄이 툭 끊겨 산 너머로 멀리멀리 날아가던, 꼬리를 흔들며 하늘하늘 사라져버린 그 가오리연이 가끔 생각나듯이, 소식만 남기고 산골짜기로 떠나버린 그의 뒷소식이 궁금했다. 시인 서정춘, 41년생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