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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왔다…서점서 빌려 한 장씩 헝겊 대며 읽던 순간

시가 왔다…서점서 빌려 한 장씩 헝겊 대며 읽던 순간 이광이 잡념잡상 _01 시인 서정춘의 100년을 달리는 푸른 기차 수정 2024-03-27 09:32 등록 2024-03-27 09:00 일러스트레이션 유아영 ‘꽃 그려 새 울려놓고 지리산 골짜기로 떠났다는 소식’ 시 한편이 스물한자다. 읽다가 ‘소식’ 하고 끝나버리니, 걷다가 길이 끊긴 듯, 몸이 앞으로 기우뚱한다. 입에서는 못 빠져나간 바람이 한숨이 되어 새어 나온다. 그 소식 이후에 다른 소식은 없었는지 늘 궁금했다. 바람 부는 날이면 동구에서 띄우던 연줄이 툭 끊겨 산 너머로 멀리멀리 날아가던, 꼬리를 흔들며 하늘하늘 사라져버린 그 가오리연이 가끔 생각나듯이, 소식만 남기고 산골짜기로 떠나버린 그의 뒷소식이 궁금했다. 시인 서정춘, 41년생이니..

책이야기 2024.03.27

바닥에서 일어서며 [김탁환 칼럼]

바닥에서 일어서며 [김탁환 칼럼] 농부들은 사시사철 새벽부터 저녁까지 성실하지만, 가난을 벗어난 이는 매우 드물다. 정치와 종교가 부의 불평등을 낳는 기존 틀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농촌 현실에 실망한 이들이 도시로 옮겨 다른 직업을 갖기도 하지만, 거기서도 극빈자로 좌절하긴 마찬가지다. 처절하게 절망한 이들은 고향인 농촌으로 돌아와 쓰러진다. 수정 2024-03-26 18:42 등록 2024-03-26 15:26 필자가 농사지은 ‘옥터 옆 텃밭’의 시금치. 사진 김탁환 김탁환 | 소설가 어둑새벽부터 시금치를 거뒀다. 내일 아침 트랙터로 밭을 갈기로 한 것이다. 늦가을에 심은 시금치는 겨울을 견디고 봄에 쑥쑥 자랐다. 함박눈이 마을과 논밭을 뒤덮었을 때는 과연 어린 시금치가 살아남을까 걱정도 했었다. 땅에..

칼럼읽다 2024.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