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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끝별의 소소한 시선] ‘숏폼’이 끝나고 난 뒤

[정끝별의 소소한 시선] ‘숏폼’이 끝나고 난 뒤 수정 2024-03-11 14:14 등록 2024-03-11 07:00 이십대 청년이 먼저 읽고 그리다. 김재영 정끝별의 소소한 시선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요거 해야 한다, 이런 거 좀 가르쳐줘요.” “일단 눈 뜨면 숏폼부터 시작하지 않나…….” 이효리와 샤이니 키가 묻고 답한 대화다. 설현은 “쇼츠는 제 육체예요”라며 어딜 가든 뭘 하든 ‘쇼트폼’(숏폼)과 함께였다. 숏폼을 볼 수 있어 지하철을 애용한다면서, 연예인인데 시선이 불편하지 않냐는 우려에는 “신기하게 다들 쇼츠 보고 있던데요”라고 대답했다. 나도 이 장면들을 숏폼으로 봤다. 번화가엔 탕후루나 마라탕이, 방에는 술이나 게임이나 향정신성의약품류가 있다. 그리고 우리 손에는 숏폼이 있다. ..

칼럼읽다 2024.03.12

돌고래 기사단을 생각하며

돌고래 기사단을 생각하며 입력 : 2024.03.11 20:18 수정 : 2024.03.11. 20:22 심완선 SF평론가 돌고래는 복잡한 언어를 사용하는 지적 생명체이며 돌고래와 대화가 가능하리라는 생각은 한때 사람들을 열광시켰다. 1961년 미국 그린뱅크의 국립전파천문대에 모였던 10명의 과학자도 그중 일부였다. 프랭크 드레이크, 칼 세이건 등을 포함한 이 모임은 외계 지적 생명체를 탐색하는 SETI 프로젝트의 출발점이었다. 당시 참석했던 존 C 릴리는 다른 종과의 의사소통을 연구하며 특히 돌고래에 빠져 있었다. 참석자들은 돌고래 이야기에 매혹되는 한편, 돌고래의 언어를 해석하는 일이 외계 신호 연구에 도움이 되리라고 판단했다. 전혀 다른 두 지성체 간의 소통을 시도한다는 공통점 때문이었다. 그들은 ..

칼럼읽다 2024.03.12

터미널에서 길을 잃다

터미널에서 길을 잃다 주상태 하필이면 터미널이다 고속으로 간다는 곳에서 길을 잃었다 광주로 갈 수도 있고 부산으로 강릉으로 갈 수도 있는데 서울에 살기에 지하철 교대역에 내려야 2호선을 탈 수 있고 고속터미널역에 내려야 7호선을 탈 수 있고 9호선도 탈 수 있다 9호선을 타고 가는 길은 우리집에서 세상을 만나러 가는 길인데 동작역에 내려야 4호선을 탈 수 있는데 가끔이다 고속터미널역에 내려 2호선을 기다리고 교대역에 내려 3호선을 기다린다 고속으로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터미널로 가야 한다는 무의식을 만나 삶을 내팽겨 친다 흥분하지 말아야 한다 시계를 보지 말아야 한다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이수역에 가고 이수역에선 4호선으로 갈 수 있다 한 정거장만 더 가면 천국으로 갈 수 있고 마음먹고 한 정거장만 더..

시를쓰다 2024.03.12